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해군기지 아직 갈등… 정부, 화합차원서 구상권 철회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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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문재인정부에 바란다]제주, 4차 산업혁명의 전략요충지… 탄소 없는 섬-스마트 신산업 등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 기대
중국 관광객 빈자리 내국인이 메워… 질적 관광 전환-해외 다변화 시도
재정권한 줘야 지방분권 가능

《 제주 제주시 제주목(옛 행정구역) 관아지(官衙址)는 조선시대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를 복원한 곳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중앙무대 정치 활동을 접고 이곳에서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제주목 관아지에서 동아일보, 채널A와 공동 인터뷰를 한 지난달 26일 원 지사는 3년 연속 ‘대한민국 유권자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권자시민행동’이 국민 행복을 위한 정책 추진, 선거공약 실천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선출직 공직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원 지사는 공약사업 정상 추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원 지사는 “공약은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실천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그래서 공약의 양보다 질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
 
 

6월 26일 제주 제주시 제주목 관아지에서 이뤄진 동아일보, 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방분권을 실질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재정 관련 권한을 지방정부에 주고 필요하다면 개헌에도 지방분권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제공
6월 26일 제주 제주시 제주목 관아지에서 이뤄진 동아일보, 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방분권을 실질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재정 관련 권한을 지방정부에 주고 필요하다면 개헌에도 지방분권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제공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제주는 물론 지방정부의 공통 사항인 지방분권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핵심은 재정에 대한 권한이다. 돈도 권한도 안 주면서 ‘(지방정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식은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에 역대 어느 정부보다 진지하고 전향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지방분권을 실질적으로 이뤄내고 가능하면 개헌에도 담았으면 좋겠다. 경제 분야에서는 제주도가 추진하는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 스마트 융·복합 신산업, 코딩 교육 등을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지정해 함께 추진했으면 한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나.

“다행히 내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면서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관광산업에 도움을 주지만 수익은 중국 여행사가 챙기고 쓰레기만 제주에 남는다는 불만도 있었다. 이번 기회에 양적 관광에서 질적 관광으로 전환하고 해외 관광객도 동남아와 일본 등으로 다변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여기에 회의와 인센티브 등의 목적 관광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인 제주신화월드는 목적 관광을 위주로 하고 있다. 이 리조트는 제주지역 사상 최대 규모의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이다.”

―광풍이라고 할 정도로 제주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그만큼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힘들어졌다.

“이주민과 관광객 증가로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뛰었는데 실수요 반, 투기 반이라고 보고 있다. 편법이나 불법으로 취득한 농지에 대해 처분 명령을 내리고 기획부동산의 토지 쪼개기 등에 대해 강력한 투기억제 정책을 펼쳐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있다. 그럼에도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내 집 마련이 버거워졌다. 시가지나 외곽 공공용지에 신혼부부와 대학생 저소득층 등이 6년간 저렴하게 임차할 수 있는 행복주택을 우선 신축한다. 앞으로 10년 동안 행복주택 2115채, 국민임대 1162채, 공공임대 951채를 공급하는 주거복지계획을 세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주가 미래를 이끌 전략 요충지라고 강조했는데….

“미래 산업혁명을 이끌 세계적 두뇌들은 전원도시를 선호한다. 제주는 1시간 이내에 스쿠버다이빙과 숲 속 힐링, 골프 등이 모두 가능하다. 1, 2시간이면 중국이나 일본을 오갈 수 있다. 세계 두뇌들이 머무르면서 교류하기에 좋은 환경을 살려 4차 산업혁명의 선도 기지로 가자는 것이다.

―서귀포 강정마을에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 해군기지)이 들어섰는데 갈등이 여전하다. 구상권 철회를 정부 측에 요청했는데….

“해군기지가 완성됐는데도 지역주민들의 상처를 끌어안지 못하고 있다. 공사 지연으로 해군이 본 손해를 주민들에게 청구했는데 이제는 봉합이 우선이라고 본다. 법정으로 가서 싸우면 갈등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제적 법리적 부분보다 국민 통합과 화합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제주 신항만이 필요한가.


“배편과 비행기편이 막히면 제주의 잠재력이 아무리 좋아도 성장할 수 없다. 접근성을 높여야 하는데 시설 노후화, 선석 포화상태에 이른 지금 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물류와 여객 해양레저 크루즈 등을 포괄하는 신항만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가 제주 신항만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신항만 완공 시기를 앞당겨 조기 개항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꼭 지켰으면 한다.”

―남은 임기 동안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얼마 전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가한 각국 관계자들이 ‘대한민국에 이런 곳이 있었냐’고 할 정도로 자연생태 환경과 관광 인프라 등에 놀랐다. 그들이 감탄한 자연생태 환경을 지키기 위해 난개발을 막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대중교통을 비롯해 도민과 관광객이 불편을 겪는 쓰레기 처리와 상하수도 문제를 우선 해소하겠다.”

―보수에 대해 일부에서는 “지리멸렬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책임감을 느끼는가.

“문재인 정부는 과거 참여정부보다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이겠지만 한계에 부닥칠 것이다. 과거의 보수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 나타날 진보의 한계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대항마, 콘텐츠와 세력, 인물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 서겠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 ::

1964년 제주 서귀포시에서 태어났다. 제주제일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학력고사 전국수석, 서울대 수석 입학, 사법시험 수석 덕분에 늘 ‘수석’이라는 표현이 따라다닌다. 검사와 변호사 생활을 거쳐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서울 양천갑)에서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됐다. 내리 3선(16∼18대)을 하며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민선자치 부활 후 비관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2014년 제주도지사에 당선됐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원희룡 제주도지사 인터뷰는 12일 오전 8시 시작하는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에서도 방송됩니다. 다음은 이시종 충북도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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