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내다보는 교사중심 교육개혁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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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하윤수 교총회장
고교 서열화 뿌리깊은 학벌주의 탓… 자사고-외고에 책임 묻는건 문제
폐지 대신 일반고 경쟁력 강화해야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7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사고·외고 폐지 논란,수능 절대평가 등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7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사고·외고 폐지 논란,수능 절대평가 등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자사고·외고 폐지가 아니라 일반고의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취임 1주년(10일)을 맞는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7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교육현장의 우려부터 쏟아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자사고·외고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일반고로의 자율적인 전환을 유도하기로 방침을 세웠고 다음 달 출범할 국가교육회의에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한다. 이와 관련해 하 회장은 “자사고·외고를 폐지하기보다 운영상 문제점을 보완하고 일반고의 교육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고교 서열화는 ‘학벌주의’로 인한 사회구조적인 문제인데, 자사고·외고에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를 단순하게 해결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 회장은 국정기획위에 이러한 의견을 담은 제안서를 3차례 제출했고 당초 일괄 폐지안보다 상당히 유연해졌다고 평가했다.

자사고·외고가 전기 전형에서 학생을 먼저 선발하는 우선선발권을 회수하는 방안을 놓고 “자사고·외고는 수월성 교육의 수요에 따라 도입됐다. 특권교육 폐지가 하향평준화를 의미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일반고와 특목고 동시선발 효과에 대해 자체 정책연구소를 통해 연구하고 있다. 하 회장은 또 “고교학점제 도입 전에 학생 수요에 맞는 교과목이 신설돼야 하고, 이를 가르칠 교사가 양성돼야 한다”며 “20, 30년을 내다보고 교사가 중심이 된 교육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가 성과급 폐지를 찬성하는 등 개혁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차등성과급은 도입 취지와 달리 교사 간 갈등만 일으킨다”며 “차등성과급 대신 담임이나 학생부장 등 어려움이 큰 직무, 기피 업무를 맡은 교사들에게 추가적인 보상을 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교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큰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내신 상대평가 문제에 대해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수능은 대입자격시험으로 하되, 내신은 상대평가로 변별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일부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지만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교총 설문조사에서 교사들은 수능 절대평가는 51.9%, 내신 절대평가는 55%가 찬성했다.

국가교육회의는 헌법 기구로 명시돼야 교육 현장에서 보수와 진보의 첨예한 이념갈등을 극복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 회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를 헌법기구인 국가교육회의에서 심의·의결하도록 했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가교육회의가 정권이 바뀌어도 교육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교육부와 시도교육감 간 충돌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6월로 다가온 교육감 직선제는 선거비용이 크고 투표 참여율도 저조한 만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회장은 “교육감 직선제로 이념 갈등만 키우고 포퓰리즘 정책으로 교육 현장과 교육 주체의 혼란이 크다”며 “직선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교사중심 교육개혁#하윤수 한국교원회장#자사고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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