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북핵해법’ 거리 못좁힌 75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문재인 대통령-시진핑 첫 정상회담
“교류 위축” 사드보복 철회 요청에 “中국민 관심-우려 고려해야” 반박
문재인 대통령 “中 북핵해결 더 기여를” 시진핑 “美도 책임, 떠넘기기 안돼”

웃으며 악수했지만…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현지 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첫 한중 정상회담에서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하는 
‘베를린 구상’을 제안했다. 베를린=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웃으며 악수했지만…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현지 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첫 한중 정상회담에서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하는 ‘베를린 구상’을 제안했다. 베를린=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한중 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지만 양국의 최대 현안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북핵 해법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다만 시 주석은 “남북 대화 복원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의 주도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안보 고위급 회담을 통해 사드 문제의 해법을 찾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된 40분을 훌쩍 넘겨 75분간 진행됐다. 하지만 한중의 간극은 한 번의 회담으로는 메우기 어려웠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에 나선 것에 대해 “지금까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평가하지만 앞으로 중국이 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해줄 것을 요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북한과 혈맹 관계를 맺어왔고 많은 관계 변화가 있었지만 그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데 국제사회가 중국의 노력 부족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좀 더 큰 역할을 해 달라는 한국과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이끌어 내려는 한국과 미국의 구상은 출발부터 난관에 부닥치게 됐다.

특히 시 주석은 미국의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시 주석은 “결과적으로 북핵 문제는 한국과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과 미국의 문제로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중국에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미국에도 책임이 있으니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은 북한과 미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북한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양 정상은 사드 배치를 놓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양국 간 경제 문화 인적 교류가 위축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사드 보복 철회를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민의 관심과 우려를 고려치 않을 수 없다”며 사실상 보복 철회가 어렵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 뒤 열린 쾨르버 재단 행사 질의응답에서 “아직 한국과 중국 사이에 사드 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 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시 주석과 저 사이에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베를린=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문재인#대통령#중국#시진핑#베를린#정상회담#사드#북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