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핵기지-지휘부 동시타격 훈련… 참수작전 장면도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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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도발]문재인 대통령-트럼프 ‘연합 무력시위’

김정은 집무실 1m 오차 타격… 타우루스 발사 장면 공개 군 당국은 5일 유사시 북한 지도부를 제거할 때
 동원되는 타우루스 장거리공대지미사일 발사 장면(왼쪽)과 이 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한 모습(가운데)을 공개했다. 군은 가상의 북한
 지휘부 참수작전 영상(오른쪽)도 처음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김정은 집무실 1m 오차 타격… 타우루스 발사 장면 공개 군 당국은 5일 유사시 북한 지도부를 제거할 때 동원되는 타우루스 장거리공대지미사일 발사 장면(왼쪽)과 이 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한 모습(가운데)을 공개했다. 군은 가상의 북한 지휘부 참수작전 영상(오른쪽)도 처음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무력시위로 (언론에) 나가는 것이죠?”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로 떠나기 직전 청와대 참모들에게 이같이 물었다. 북한의 잇단 도발을 “더 이상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자신의 뜻을 언론에 분명하게 전달하라는 의미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우리의 확고한 (한미) 미사일 연합대응 태세를 북한에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의 미사일 공동 발사를 지시했다. 워싱턴이 날이 밝기를 기다린 정 실장은 오후 9시경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전화해 문 대통령의 이런 뜻을 전했다.

백악관의 답신은 1시간여 만에 왔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보고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며 흔쾌히 동의했다. 또 “(무력시위 제안을) 먼저 얘기해줘서 고맙다”고도 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맞서 한미 간 최초의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은 이렇게 성사됐다. 당초 문 대통령은 한미 연합 훈련 장면을 직접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독일 출국 일정으로 현장 참관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출국 직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누란(累卵)의 위기다. 발걸음이 무겁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정은 지휘부 참수 전력 대거 공개

한미 양국군은 이날 현무-2A 탄도미사일과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지휘부를 동시 타격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두 미사일은 유사시 대북선제타격(킬체인·Kill Chain)에 투입돼 300km 밖의 축구장 3,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또 최근 문 대통령이 참관한 현무-2C(사거리 800km) 탄도미사일과 타우루스(사거리 500km) 장거리공대지미사일 등 대북 지휘부 참수작전 전력의 실사격 장면도 이날 공개됐다. 타우루스는 대전 이남 상공의 전투기에서 쏘면 평양 노동당 청사의 김정은 집무실을 1m 오차로 타격할 수 있다. 군은 킬체인 공격으로 평양의 인민무력성 지휘부와 김일성 광장 등이 파괴되는 장면이 담긴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을 시뮬레이션한 영상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양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한 군사적 조치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핵우산 전력의 증강 배치는 유력한 카드다. 미국은 최근까지 괌 앤더슨 기지에서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를 한반도로 자주 출격시켜 대북정밀타격 훈련을 했다. 하지만 B-1B는 핵무장을 할 수 없어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확장억제력 발휘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미국이 북한의 핵도발 시 몇십∼몇백 배의 핵 보복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다량의 핵무기를 탑재한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와 전략핵잠수함(SSBN) 등을 한반도로 보내 고강도 무력시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무력시위 넘어선 북한 압박 방안 있나

다만 무력시위를 넘어선 구체적 군사행동을 취할 수 없다는 점은 양국의 고민이다. 추가적 군사조치에 나설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반발과 함께 북한의 맞도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핵전력을 대거 한반도에 전개한다고 하더라도 주변국의 반발과 북한의 도발 양상을 보며 ‘수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5일과 같은 탄도미사일 무력시위에도 한계가 있다. 현무-2A나 ATACMS의 사거리가 북한 ICBM과 비교해 25분의 1에 불과한 데다 재래식 탄두의 탄도미사일 무력시위가 효력을 발휘할지를 두고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핵탑재 ICBM 실전 배치를 강행할 경우 강력한 제재와 압박에 더해 김정은 체제의 위기와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군사적, 외교적 차원의 심리전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연합 특수부대원들의 대북 참수작전을 공개하거나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대북전광판의 설치 가동 등이 검토될 수 있다.

특히 2004년 남북 합의로 철거한 대북전광판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재설치를 추진하다 북한의 도발 위협 등을 감안해 잠정 보류된 상태다. 군 관계자는 “동영상과 자막이 들어간 전광판과 기존 확성기 방송으로 김정은 체제의 실상을 고발할 경우 대북 심리전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한상준·손효주 기자

#무력시위#북한#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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