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cm로 리바운드 2위… 대학코트 ‘박준영 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고려대 정규리그 우승 이끈 득점왕…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신장 열세 극복

2017 대학농구리그에서 득점 1위, 리바운드 2위를 차지하며 고려대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박준영이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리바운드의 달인이 되겠다는 의미로 양손을 림을 향해 뻗어 보이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017 대학농구리그에서 득점 1위, 리바운드 2위를 차지하며 고려대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박준영이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리바운드의 달인이 되겠다는 의미로 양손을 림을 향해 뻗어 보이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주변에서 키가 작아 득점도 어렵고 리바운드도 힘들 거라고 해서 오기가 생겼죠. 그래서 ‘틈새시장’을 공략했습니다.”

올 시즌 대학농구 무대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히트 상품’은 고려대 3학년 포워드 겸 센터 박준영(21)이다. 그가 대학농구리그 정규리그에서 남긴 기록은 의미가 크다. 포워드로 3점 슛을 거의 던지지 않고 득점왕에 오른 데다 센터를 하기에 어정쩡한 195cm의 키로 리바운드 전체 2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박준영의 알토란 같은 활약에 고려대는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박준영은 정규리그 16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1.75점을 꽂아 넣었다. 전체 선수 중 유일하게 20점대 득점을 기록했다. 2011년부터 시작된 대학농구리그에서 고려대 출신으로는 첫 득점왕이다. 기록을 들여다보면 내실이 있다. 총 348득점 중 3점 슛으로는 18점(6개)만을 올렸다. 자유투로 32점을 넣었고 298점이 2점 슛 득점이다. 확률 높은 2점 슛 기회를 보다 많이 노린 것이다. 골밑을 중심으로 3점 슛 라인 안쪽에서 상대 높이를 피해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을 얻어냈다. 2점 성공률도 62.87%로 전체 1위다. 고려대 이민형 감독은 “모비스의 함지훈처럼 느린 것 같지만 상대 수비의 허점을 잘 파고들고 1 대 1에서도 스텝으로 수비를 벗겨내는 센스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준영이 따내는 리바운드는 더 빛난다. 경기당 평균 13.50개로 정통 센터인 성균관대 이윤수(205cm·14.75개)를 바짝 따라붙었다. 박준영의 총 리바운드 개수는 216개. 그 내용에서는 상식을 깼다. 보통 센터들의 경우 수비 리바운드 수가 공격 리바운드보다 2배가량 많게 마련이다. 그런데 박준영은 공격 리바운드(112개)를 수비 리바운드(104개)보다 더 많이 잡아냈다. 2011년부터 매년 리바운드 10걸 안에 들었던 선수 중 공격 리바운드가 많은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공격 실패 후 재공격 기회를 갖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다.

박준영도 득점 1위보다는 리바운드 2위에 더 의미를 뒀다. 박준영은 “강상재(전자랜드) 형과 이종현(모비스) 형이 졸업하면서 내가 팀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길을 찾았다. 리바운드가 중요했고, 그러다 보니 공이 어디로 떨어질지 위치 선정의 중요성에 대해 집중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센터들은 리바운드가 떨어지는 타이밍에 맞춰 점프하는데 저는 그보다 먼저 ‘엇박자’로 점프를 해서 공을 잡아내는 훈련을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리바운드를 어떻게 하면 잘 따낼 수 있는지 계속 고민하고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고려대 득점왕 박준영#고려대 박준영#2017 대학농구리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