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이 친구는 도발밖에 할게 없나… 한국 더 참기 힘들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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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성공 선언/국제사회 반응]대북압박 목청 높인 美
대북정책 기조 더 강경해질듯… 韓-中에 ‘대화보다 제재’ 메시지
군사옵션 다시 부상할 가능성

“이 친구(김정은)는 이것(도발)밖에 할 게 없나(Does this guy have anything better to do with his lif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반경(현지 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비판했다. 트럼프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세계의 큰 문제”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비판해 왔지만 김정은을 ‘이 친구’라고 낮춰 부르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보고받고 이 같은 반응을 내놨다. 이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기 전에 나온 것이어서 트럼프의 추가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ICBM 시험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 본토가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이 (북한 도발을) 더 이상 참을 것으로 믿기 어렵다”며 “아마 중국이 더 강한 움직임(대북 압박)을 통해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끝장낼 것(end this nonsense once and for all)!”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 보다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촉구하는 동시에 남북관계 복원을 시도하는 문재인 정부에 모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관계는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도할 것”이라며 북핵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문 대통령에게 아직은 대화보단 미국 주도의 대북 압박과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는 시그널을 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대북 압박에서 독자적으로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미국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북 압박을 꺼리는 중국에 더 이상의 기대를 접은 트럼프가 시 주석에게 일종의 최후통첩을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레드 라인’으로 워싱턴이 사실상 설정한 도발은 6차 핵실험과 ICBM 발사 시험이다. 이 중 ICBM 도발이 현실화되면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는 무관하게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는 급속히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은 물론이고, 정상회담에선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지연 배치가 다시 이슈가 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4월 북폭설’ 이후 잠잠했던 선제타격 등 대북 군사조치의 필요성이 공화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CNN은 지난달 29일 미 국방부가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시험을 강행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군사옵션을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군사전문가들도 북한의 미 영토 공격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미국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 과학자 모임(UCS)’ 소속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이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930km 이상이고, 37분(미 태평양사령부 발표 기준)간 비행했다면 최대 2800km 이상 고도에 도달해야 한다”며 “표준궤도 비행 시 최대 6700km의 거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이) 알래스카 전역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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