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대학 도약 토대 마련한 경암의 통 큰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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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전호환 총장(왼쪽)과 경암 송금조 회장이 부산대가 송회장의 기부를 기념해 건립한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대 제공
부산대 전호환 총장(왼쪽)과 경암 송금조 회장이 부산대가 송회장의 기부를 기념해 건립한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대 제공
글로벌 연구중심대학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부산대학교의 ‘발전의 모멘텀’인 양산 캠퍼스는 2003년 경암(耕岩) 송금조(경암교육문화재단이사장 겸 태양사 회장) 회장의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액 개인 기부인 305억원 덕에 가능했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경암 선생님의 아름다운 뜻을 실현하고 우리대학이 의·약·생명과학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근간을 양산캠퍼스에서 찾고자 한다”며 “부산대는 의학·치의학·한의학·간호학·약학·생명과학·농학·동물·의공학·바이오나노소재 등 의·약·생명과학 발전을 위한 기본 인프라와 역량을 갖추고 있어, 캠퍼스 집적화와 효율화를 통해 한 단계 발전된 의·약·생명과학 연구중심대학의 모습을 그려갈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마침 문재인 정부도 양산에 의생명과학 특화단지 추진을 공약했기 때문에 지금이 부산대가 양산캠퍼스 개발을 통한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 전 총장은 “계획이 실현되면 양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바이오연구의 메카가 될 것이며, 이는 곧 양산이 고향인 경암 선생의 기부가 결실을 맺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대 양산캠퍼스는 전적으로 경암의 ‘통 큰 기부’ 덕분에 가능했다. 2003년 포화 상태의 부산대는 제2캠퍼스 건립을 위해 양산의 토지 34만 평 매입을 계획하지만, 전체 대금 510억 원 중 304억 원을 마련할 방도가 없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 때 송 회장이 305억 원 기부를 약속하면서 부산대는 미래 도약을 위한 근본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부산대에게 송 회장의 기부는 대학의 개교와 맞먹는 ‘대도약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송 회장은 부지런함과 근검절약을 실천하며 기업가 정신의 표상과도 같은 인생을 살았다. 그는 1940년 17세에 보통학교 졸업 직후 세상에 뛰어들어 약품도매상·미곡상·정미소·양조장 등 안 해 본 일 없이 온갖 사업을 개척해 나가면서도 ‘착한 돈’만 모았지 부정한 돈이나 권력과 명예를 탐하지 않았다는 평을 받는다. 기업가 송금조는 쉰 줄에 요산 김정한 선생을 만나 ‘돌과 자갈밭을 갈아 옥토를 일구듯 열심히 살라’는 의미의 경암(耕岩)이라는 아호를 얻었고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사업이 바로 ‘교육과 문화’ 사업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1000억 원의 사재를 내 경암교육문화재단을 설립했고 경암학술상을 제정했다.

전 총장은 “양산캠퍼스 기부는 경암 선생의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과 교육에 대한 믿음 때문이며, 그 이면에는 훌륭한 내조자이신 진애언 박사의 나눔의 철학도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또한 “하버드, 스탠퍼드 등의 대학들도 명망가들의 기부로 오늘날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될 수 있었다”며 경암의 기부가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부산=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
#연구중심대학#부산대#송금조#전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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