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국무회의 ‘불편한 동거’… 17명중 10명 박근혜 정부 각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문재인 대통령 27일 48일만에 첫 주재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고 청와대가 26일 밝혔다. 지난달 10일 취임한 뒤 48일 만이다.

하지만 국무회의 참석자 17명 중 현 정부에서 임명된 사람은 7명에 불과하다. 내각 인선이 늦어지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과 새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들의 ‘불편한 동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28일부터 시작되는 방미 일정 동안 국무위원들이 차질 없이 국정 운영을 이끌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뭄 대책, 평창 겨울올림픽 준비 상황 등을 논의하고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정치자금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무회의는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와 새 정부에서 임명된 이낙연 국무총리가 각각 세 차례 주재했다. 당초 청와대는 새 정부 장관 임명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장관 인선이 지연되면서 더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5일 만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8일 만에 국무회의를 각각 주재했다.

국무회의는 문 대통령이 주재하지만 참석자 상당수는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참석자 17명 중 문 대통령이 직접 임명장을 수여한 장관은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7명뿐이다. 전체 참석자 중 절반 이상인 10명이 전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이다.

전·현 정부 내각 인사들의 불편한 동거가 언제 끝날지도 불투명하다. 문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 8명은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지만 일부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무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장관은 후보자가 없는 상태다. 장관 인선 발표는 13일이 마지막이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방미 출국 전까지 인선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인사를 빨리 끝내고 다른 정국 이슈로 넘어가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크지만 검증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장관 세 자리 중 가장 관건은 법무부 장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환 전 후보자가 낙마한 후 인선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현직 의원이 아닌 재야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경제수석실 산하 농어업비서관에 신정훈 전 의원, 사회수석실 산하 여성가족비서관에 은수미 전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19대 의원 출신인 두 사람은 20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에 입성한 전직 의원 출신은 9명으로 늘어났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진우 기자
#문재인 정부#국무회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