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트럼프 30일 정상회담… [1]사드-FTA 우회하고 [2]개인 스토리로 어필해 [3]우정 쌓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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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D-3]첫 만남 성공하려면… 전문가 제언

조언 구하려 전직 주미대사들 초청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언을 구하기 
위해 전직 주미대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문 대통령, 이태식 한승주 양성철 전 대사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조언 구하려 전직 주미대사들 초청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언을 구하기 위해 전직 주미대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문 대통령, 이태식 한승주 양성철 전 대사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한다. 28일(현지 시간) 장진호(長津湖) 전투기념비 헌화로 방미 일정을 시작해 30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는 한미동맹 발전방안, 근본적인 북핵 해법 등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민감한 이슈들이 불거진 데다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정상의 첫 만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성공한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난 거래 자체를 위한 거래를 한다”고 썼다. 반면 문 대통령은 실리보다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26일 전직 주미 대사 7명을 초청해 조언을 경청하는 등 한미 정상회담을 ‘열공’했다. 이들과 외교 전문가들의 제언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비책’을 정리했다.

①크게, 멀리 생각하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적어도 3년 반 동안 임기를 같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공유하는 ‘큰 그림’이 중요하다. 문 대통령도 주미 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우의와 신뢰를 쌓고, 이를 토대로 한미 동맹을 탄탄히 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공동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②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라

청와대와 외교당국은 사드 배치나 한미 FTA 개정을 주요 의제로 삼지 않겠다는 전략이지만 돌발적으로 거론되는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나 한미 FTA를 거론하면 대화에는 응하되 즉석에서 협상을 해서는 안 된다”며 “‘검토하겠다’는 정도의 원론적 답변을 하고 실무 협의로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한미 FTA 개정 문제보다 에너지, 인프라 등 대미 투자 확대에 초점을 맞춰 논의할 여지가 있다.

③한미 동맹 스토리로 어필하라

문 대통령의 개인사에는 한미 동맹의 끈끈한 역사가 담겨 있다. 1950년 겨울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미군이 중공군의 남하를 막는 동안 흥남철수 작전이 이뤄졌다. 흥남철수 마지막 상선인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올랐던 피란민 중에 문 대통령의 부모가 있었다.

또 문 대통령은 1976년 특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에서 복무할 당시 아서 보니파스 미군 대위가 희생된 도끼만행 사건 보복 작전에 ‘문재인 상병’으로 투입됐다. 외교 당국자는 “문 대통령은 미국 보수층이 한국 진보정권에 갖는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이를 부각시킬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④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최대한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핵 해법의 선택지를 ‘대화’로만 좁힐 필요는 없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지금 ‘대화’만 강조하는 것은 우리 카드를 모두 꺼내놓는 것”이라며 “한미 간 조율된 대북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부터 대화를 재개하는 조건까지 한미 공조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유근형 기자
#한미 정상회담#문재인 정부#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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