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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모두 영웅”… 마라톤은 최고의 스토리텔링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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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모두 영웅”… 마라톤은 최고의 스토리텔링 마케팅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김현진기자 입력 2017-06-26 03:00수정 2017-06-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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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참가대회 점차 확대 추세… 뉴욕-도쿄대회 계기 문화축제화
‘인간승리’ 스토리로 마케팅 큰 효과
올 3월 열린 201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8회 동아마라톤은 대회 사상 최초로 엘리트 마라토너, 즉 프로 선수들과 일반 참가자들이 동시에 레이스를 펼치는 오픈 엔트리 레이스 형태로 진행돼 관심을 끌었다.

이 같은 진화를 거쳐 마라톤이 하나의 문화 축제로 자리 잡게 된 전례로 뉴욕시마라톤대회와 도쿄마라톤대회를 꼽을 수 있다.

미국에서 흑인 인권운동과 더불어 1960년대에 들불처럼 번졌던 페미니즘운동은 마라톤대회가 여성 참가자를 포함하는 진정한 오픈 레이스가 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사회 변화를 마라톤대회 운영에 성공적으로 접목한 주인공은 1970년 뉴욕시마라톤대회 창설의 주역이었던 프레드 르보였다. 1972년 르보는 여성 마라톤 붐을 조성하기 위해 구간 10km인 여성만의 마라톤대회를 창설했다.

르보는 조깅문화로 시작된 마라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뉴욕시마라톤대회를 통해 담아내기 위해 면밀한 마케팅 조사를 수행했다. 그리고 고학력·중산층 참가자들을 잡기 위해 당시 마라톤계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명문대 출신의 훈남 엘리트 선수들을 참여시켰다. 타깃 계층 사이에 ‘롤모델’이 되는 홍보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뉴욕시마라톤 참가자는 1970년 126명에서 1980년 1만6000명으로 늘었다.

한편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오픈 엔트리 레이스로 성장한 대회는 일본의 도쿄마라톤이다. 세계신기록을 노리는 선수들을 위한 대회로 1981년 시작된 도쿄국제마라톤은 2007년 오픈 엔트리 레이스로 변신했고, 대회명도 도쿄마라톤으로 바뀌었다.

일본의 거의 모든 신문은 도쿄마라톤이 끝난 직후 신문 1면에 사진과 함께 이 대회의 결과를 내놓는다. 기록과는 무관하게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일반인의 스토리가 방송과 신문 인터뷰를 통해 대거 등장하고, 피니시 라인에 있는 스탠드에서 팬 2000여 명이 마라톤 완주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일반인 참가자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이 도쿄 마라톤의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도쿄 마라톤을 참가자 전원인 3만5000명의 영웅을 만들어내는 대회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픈 엔트리 마라톤 레이스의 매력은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잔인한 이분법이 지배하고 있는 스포츠계와는 달리 모든 참가자를 승자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스토리를 통해 부각된 ‘영웅’들은 자연스레 마라톤대회의 토양을 두껍게 했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cameroncrazie@hotmail.com
정리=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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