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임원 출신 美 국방부 부장관 후보자, 의회 청문회서 ‘군사 문외한’ 드러나 쩔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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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 부장관으로 지명한 패트릭 섀너핸(54·사진)이 청문회에서 송곳 질문에 쩔쩔매며 험난한 공직생활을 예고했다. 그는 국방부 근무 경력이 전무한 항공기 제작사 보잉 출신으로 지명 당시부터 논란이 일었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인준 청문회에서 미 상원 군사위원장 존 매케인은 섀너핸에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섀너핸은 “그 문제는 살펴봐야 한다”고 짧게 답했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매케인이 행정 관료 인준 청문회 때 자주 던지는 단골 질문 중 하나다. 그는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애슈턴 카터 인준청문회 당시에도 이 질문을 꺼냈을 정도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심이 깊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측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자들과 2014년부터 내전을 이어왔으며, 이 과정에서 약 9600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측에 무기 공급을 요청했으나, 국제사회는 미국이 간접적으로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매케인은 섀너핸의 궁색한 대답에 “답변이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 문제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맞는가. 내전으로 여러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가”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또 “다시 한 번 더 질문에 불분명하게 답하면 인준을 반대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섀너핸은 1986년 보잉에 입사해 보잉 수석부사장까지 오른 인물로 행정부 경력이 전무하다. 이날 그는 “국방 정책과 관련된 지식과 전문성을 신속하게 갖추겠다”며 “나의 업계 경력이 국방부 장관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사 정책과 관련된 답변을 시원하게 내놓지 못하면서 국방부 경험이 부족한 그의 약점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WP는 전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트럼프#부장관#패트릭 섀너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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