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 격전장 된 음원서비스 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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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KT 등 출시 스피커-앱, 핵심 콘텐츠로 음원 가치 높아져
카카오도 하반기 신제품 선봬… 음성 인식-음악 추천 본격 경쟁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이 인공지능(AI) 기술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포털이 AI 시장 선점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스피커와 애플리케이션(앱)의 활용도를 높여줄 핵심 콘텐츠로서 음원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AI 비서인 ‘클로바’ 앱을 출시하면서 자사의 음원 서비스인 ‘네이버뮤직’을 기본으로 탑재했다고 밝혔다. 베타 서비스 중인 클로바에 AI 음악 추천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는 “오늘 날씨와 어울리는 노래를 틀어줘”라고 요청하면 날씨를 알아보고 그에 맞는 노래를 알아서 추천하는 서비스다.

곡명을 잘 모르더라도 “요새 카페에서 자주 들리는 노래 들려줘” “음악방송에서 나온 노래 들려줘” “최근 영화 음악 들려줘” 같은 말도 이해한다. 네이버는 상황별, 취향별로 다양한 AI 기반의 음악 추천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기술은 개개인의 취향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개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인데, 이 같은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서비스가 음악 추천 기능”이라고 말했다.

이용자가 클로바를 통한 음원 추천 서비스에 익숙해질 경우 네이버가 꾸리는 AI 생태계를 좀 더 친숙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아진다. AI 플랫폼에 대한 접근성 또한 높아지고, 플랫폼 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쉬워진다. 음원 서비스가 AI 플랫폼의 관문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AI 기술 개발에 뛰어든 카카오 역시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의 음원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로엔의 음원 서비스인 멜론은 올 하반기쯤 카카오의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음악 추천 및 검색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회사 내부에 이미 AI 기술 적용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음원 큐레이션 등의 서비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카카오의 AI 스피커에 이 기술을 연동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와 AI 생태계 선점을 위한 기술경쟁은 음원 서비스에서 먼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사도 자사 계열 음원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KT 계열 음원 서비스인 지니뮤직은 이를 바탕으로 이달 초 스마트폰 기반 AI 음성명령 서비스인 ‘지니보이스’를 공개했다. 음성명령 분석기술을 통해 음악을 검색하는 기능이다. 지니뮤직은 드라이브 등 손을 쉽게 쓸 수 없는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앞서 KT의 AI 스피커인 기가지니는 올 초부터 지니뮤직과 연동해 이미 음성명령을 통해 음악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KT는 AI 비서 기술이 스마트폰 앱으로 확산될 것에 대비해 해당 기능 적용을 확대했다. KT 관계자는 “음성인식 자료가 많이 쌓일수록 인식도가 높아지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과 음원 서비스의 결합은 세계적인 추세다. 실제로 글로벌 선두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는 최근 프랑스의 AI 음악 추천 스타트업인 닐랜드를 인수하며 AI 음악 추천 엔진을 자사 서비스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업계서는 이를 경쟁 업체인 ‘애플 뮤직’과 명확히 차별화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음원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음원 서비스가 AI 기술을 만나면서 개개인의 취향을 이해하는 서비스로 진화할수록,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포털과의 제휴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인공지능#ai#음원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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