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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내 책상에 이끼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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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내 책상에 이끼가 자란다

전승훈기자 입력 2017-06-20 03:00수정 2017-06-20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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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내 책상에서 이끼(사진)가 자란다. 4월 서울의 한 미술관에서 네덜란드 출신의 작가가 비무장지대(DMZ)의 이끼를 모판에 키운 작품을 전시한 것을 보고 나도 이끼를 키워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휩싸였다.

이끼가 어디에 살고 있을까. 무심코 지나쳤던 도심의 그늘진 보도블록에서, 숲 속의 바위에서, 개울가에서 살고 있던 이끼들이 눈에 들어왔다. 손으로 조금씩 떼어낸 이끼를 사무실 컴퓨터 앞에 놓인 흰색 플라스틱 접시 위에 담았다. 이끼는 매일 아침 물만 주면 짙은 초록색으로 되살아난다. 사무실에서 난초를 키울 땐 늘 얼마 안 가 말라 죽곤 했는데, 이끼는 물만 주면 엄청난 생명력을 뿜어낸다. 골프장 그린처럼 부드럽고, 반짝반짝 빛나는 이끼. 고급스러운 에메랄드빛 융단 같은 이끼 옆에 오래된 고목과 차돌까지 주워 와 장식해 놓으니 마치 원시림을 축소해놓은 듯하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신비로운 숲처럼. 내 책상 어디에선가 토토로가 튀어나오고, 고양이 버스가 지나가지 않을까?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이끼#이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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