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사회부총리 후보자 “수능은 익숙한 나쁜제도… 결별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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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저서에 교육개혁 방향 담아


“수능 같은 방식의 입시는 우리에게 익숙한 대학진학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그것도 아주 나쁜 방식 중 하나다. 지금의 입시는 가장 획일적이고 관료적이면서 비교육적인 방식이라 단언할 수 있다. 이제는 이 ‘익숙한 나쁜 제도’와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14년 출간한 ‘뚜벅뚜벅 김상곤 교육이 민생이다’란 제목의 저서에서 최근 교육계의 주요 이슈인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가 및 대입제도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폐지 △대학 구조 개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합법화 등에 대해 뚜렷한 철학을 피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후보자가 설계를 총괄한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에는 실제 그가 책에서 밝힌 교육철학이 상당수 반영돼 있다. 그가 이 책에서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훨씬 큰 이런 시험은 폐지돼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던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평가 역시 최근 시험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폐지됐다. 책에서의 다른 발언들 역시 향후 입시 및 교육정책 향방을 가늠해 보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책에서 김 후보자는 먼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능 평가에 대해 “수능은 대학입학 자격고사처럼 운영하고 대입 전형은 학생부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시 없는 대학 진학이 불가능하다고 여기지만 선진국은 입시 대신 자격고사 방식을 채택한 나라가 훨씬 많다”며 “(국내에서) 중학교 무시험 배정이나 고교 평준화도 처음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특목고 및 자사고 폐지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특목고나 자사고 문제를 연계시키지 않고는 일반고 슬럼화 문제를 풀 해법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소수 학생과 학부모의 집단적 이해관계 때문에 (일반고에 다니는) 65%의 슬럼화에 눈을 질끈 감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사고는 있는 집 아이여야 갈 수 있고, 특목고는 아예 입시 방식부터 있는 집 아이들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며 “이런 아이들끼리만 그루핑을 하겠다는 건 일종의 특권 교육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대학 개혁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학벌사회 구조와 대학 서열화 경쟁을 그대로 두고서는 지금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며 “대학은 국공립 비중을 높이고 서열화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재편해 대학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서울대와 지방 국립대 간 지원금이 2, 3배 차이가 나는데 이걸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며 “서울대는 대학원 중심으로 운영하고 학부 기능은 점차 축소해 나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해직 교사 등 일부 조합원의 자격을 이유로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하는 것은 국제법상으로나 국내 헌법정신으로나 맞지 않다고 본다”며 “이제껏 많은 노조에서 해고 조합원을 포용해 왔는데 유독 전교조에 대해서만 법외노조 운운하며 문제 삼는 데는 정략적 의도가 숨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버릴 수가 없다”고 적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김상곤#수능#사회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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