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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현의 신간산책] 일과 일상의 조화를 찾는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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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현의 신간산책] 일과 일상의 조화를 찾는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

동아닷컴입력 2017-06-15 18:51수정 2017-06-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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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의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보낸다. 특히 좁은 땅덩어리에 오밀조밀 모여 사는 한국인에게 이동은 매일 반복되는 스트레스 덩어리다. 직장인들은 출퇴근길마다 지옥철(?)과 만원버스에 억지로 몸을 구겨 넣고 짐짝처럼 끌려 다닌다. 자가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언제 빠져나갈지 기약 없이 도로 위에서 끙끙 앓는다. 아, 정령 이게 최선인 걸까?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매일 그렇게 무의미하게 흘려 보낼 수 밖에 없는 걸까?

지금까지의 생활방식에 반기를 든 이들이 나타났다. 신간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남해의 봄날>이다.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란 사무실 등 장소에 구애 받지 않은 채 (무선)기술을 이용하여 이동 근무하는 사람을 말한다.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출처=IT동아)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회사에서 일하며,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자유를 경험하는 저자 도유진씨가 펜과 카메라를 들었다. 자신을 비롯해 삶이 달라진 이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 직접 세계 25개 도시를 누비며 68명의 디지털 노마드를 만났단다. 무려 2년에 걸친 여정이었고 그 결과를 다큐멘터리 영화와 책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책을 통해 들여다 보자.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하며 주체적인 삶을 즐길 수 있다는 '원격근무'가 자칫 파라다이스 같은 환상만을 그리게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디지털 노마드도 그저 남들과 똑같이 일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일하고 살아갈 장소를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것만 다를 뿐, 오히려 엄격한 자기관리와 책임감은 더 막중하다.

그럼에도 디지털 노마드의 출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변화로 보인다. 기업은 관련 비용 지출을 줄이고 글로벌 인재를 영입할 수 있고, 개인은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할 자유가 달콤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하나의 사회 현상이자 일과 삶에 있어 새로운 방식인 디지털 노마드가 가까운 미래에는 보편적 일상이 될 거라고 전한다.

이 책은 크게 디지털 노마드의 개념에서 시작하여 기술 배경, 그리고 현재 전세계에서 디지털 노마드를 자처하고 있는 기업과 개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아가 앞으로 도래할 관련 이슈들까지 다루며 마무리 하고 있다. 생생한 현장 리포트이자 디지털 노마드의 완전판이다.

노마드가 어떻게 경제활동을 하고, 어떻게 경력을 쌓으며, 원격근무 도입 기업의 업무환경과 경영전략은 어떠한지, 국내 기업과 공공조직의 원격근무 도입 상황은 어떠한지, 원격근무가 우리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전방위적으로 살펴본다. 저자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기술 발달과 산업 변화가 주는 일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디지털 노마드들은 하나같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자신의 삶에 맞춰서 직접 최적화 할 수 있는 점을 가장 높이 꼽는다. 대부분의 근로자가 만성 피로에 시달리며 끝없는 업무에 번아웃(burnout)을 호소하는 가운데,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강제된 장시간 노동이 효율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이제는 주어진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가치를 향해 움직일 때다.

이 책에 나오는 디지털 노마드들은 미래보다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물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며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쫓는다. 물론 이동의 자유는 그만큼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외로움이라는 반대급부를 동반하기도 한다. 세상에 완벽은 없는 법이니까…

이 책의 장점은 디지털 노마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다 비추고 있다는 것이다. 달콤한 환상만이 아닌 실제 디지털 노마드들의 삶과 고민,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전세계 협업 공간과 필요한 서비스, 질문과 답변, 그리고 복잡한 세금과 비자문제에 이르기까지,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세세한 정보까지 담으려 노력한 흔적이 엿 보인다.

아직까지는 서구중심적인 현상이라 그로 인해 발생되는 글로벌 젠트리피케이션(외부인 유입으로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이나 신식민주 문제에 대한 비판까지 날 것 그대로 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기업과 이러한 삶의 형태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저자는 디지털 노마드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대도시 인구 집중, 일과 삶의 균형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작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어디에서 일하고 어떻게 살아갈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 지금, 한강의 기적을 위해 온 국민이 밤낮 없는 노동에 매달린 한국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전세계에서 최상위 IT환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도 대면업무를 중시하고 수직적 조직문화라는 양면의 조건을 모두 가지고 있는 한국. 우리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까? 이 책을 덮는 순간, 또 다른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글 / 오서현 (oh-koob@naver.com)


(출처=IT동아)
국내 대형서점 최연소 점장 출신으로 오랫동안 현장에서 책과 독자를 직접 만났다. 예리한 시선과 안목으로 책을 통한 다양한 기획과 진열로 주목 받아 이젠 자타공인 서적 전문가가 됐다. 북마스터로서 책으로 표출된 저자의 메세지를 독자에게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 '오쿱[Oh!kooB]'이라는 개인 브랜드를 내걸고 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관계를 연결하려 한다(www.ohkoob.com). 새로운 형태의 '북네트워크'를 꿈꾸며 북TV, 팟캐스트, 서평, 북콘서트MC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있다.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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