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글쓰기가 미래 경쟁력인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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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영국 태생의 신경과 의사 올리버 색스(1933∼2015)가 삶의 끝자락에서 남긴 글은 여운이 길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등을 펴낸 색스는 의학계의 계관시인(영국 국왕이 선정한 뛰어난 시인)으로 불렸다. 196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리처드 파인먼(1918∼1988) 역시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하다. 그가 과학의 울타리를 넘어 대중에게 다가선 것도 글 솜씨 덕분이다.

이들은 문재(文才·글을 짓거나 글씨를 쓰는 재능)를 타고났겠지만 인문계든 이공계든 ‘전공 불문’ 글쓰기 능력을 길러주는 영미 대학교육의 수혜도 받았을 터다. 미국 하버드대가 신입생 대상 글쓰기 프로그램을 의무화한 것이 1872년. 20년간 이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낸시 소머스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기 분야에서 진정한 프로가 되려면 글쓰기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어느 분야로 진출하든 글쓰기가 미래 경쟁력이란 의미다.

한국은 어떤가. 서울대가 ‘글쓰기 지원센터’ 설립 추진을 밝힌 것이 불과 두 주일 전이다. 앞서 발표된 서울대 자연과학대 신입생 253명의 ‘글쓰기 능력 평가’는 충격적이었다. 3명 중 1명은 70점 미만에, 65명은 정규 글쓰기 과목 수강조차 힘든 수준이었다.

휴대전화 문자, e메일 등 글을 통한 의사소통은 늘고 있다. 하지만 단문 아닌 장문으로 생각을 전달하는 능력은 우리나라에선 거꾸로 가는 것 같다. 몸의 근육을 키우려면 운동이 필요하듯 생각의 근육을 키우려면 글쓰기가 최고의 방법이다. 글쓰기와 사고력은 자전거의 두 바퀴와 같다.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신문을 날마다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소머스 교수는 “짧은 글이라도 매일 써 보라”고 조언한다. 자기 생각을 글로 옮길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다.
 
동아일보 6월 6일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다음 중 본문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고르세요.

①올리버 색스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펴냈다.

②196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먼은 책을 펴낸 적이 없다.

③서울대가 최근 ‘글쓰기 지원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2. 소머스 교수는 “짧은 글이라도 매일 써 보라”고 조언했어요. 오늘 일어난 일 하나를 골라 그 일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글쓰기#올리버 색스#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장문의 글#사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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