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IT] 칼슘사과 강진형 대표 "칼슘으로 씻은 사과,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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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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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3월 2일, 농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농업 시장 규모는 2014년 4조 7,000억 원, 2015년 5조 1,000억 원, 2016년 5조 7,000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인구 증가와 함께 '식량'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사양 산업으로 여겨졌던 농수축산업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단계. 이러한 관심을 토대로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등 농수축산업에 다양한 ICT 기술을 융합하는 시도도 꾸준히 증가했다. 더불어 농수축산업이 1차 산업이 아닌 제조와 서비스를 결합한 6차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서울시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가락시장 현대화 시설인 가락몰 1관과 2관 3층(약 500평)에 농식품(Food·Agri Tech)분야에 특화한 '서울 먹거리 창업센터'를 개설했다. 서울 먹거리 창업센터 설립 목적은 농식품 관련 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상품 개발을 도와 농업 생산물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식품가공기술, 인허가, 특허, 디자인, 홍보 마케팅을 지원하는데 있다.

< 칼슘사과 강진형 대표(우), 김민영 이사(좌) >(출처=IT동아)
< 칼슘사과 강진형 대표(우), 김민영 이사(좌) >(출처=IT동아)

이에 IT동아는 우리네 먹거리와 IT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창업 기업들을 만나 현장의 생생함을 담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실제 겪고 있는 어려움 등을 전하고자 한다.

"칼슘 함유 사과가 아니라 칼슘으로 씻은 사과입니다."

IT동아: 어느새 먹거리 창업센터를 다녀간지 10번 정도 되는 것 같다. 올 때마다 어떤 기업들이 있나 이곳저곳 들려보는데, 칼슘사과 사무실은 항상 비어있던 기억이다(웃음). 그만큼 많이 바빠 보이는 것 같은데, 오늘도 방금 전 미팅을 끝내고 급하게 오셨다. 먼저, 칼슘사과는 어떤 기업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강진형 대표(이하 강 대표): 하하. 이곳저곳에서 많이 찾아주신다. 오늘도 우리가 보유한 특허와 제공하고 있는 상품 데이터를 인증 받기 위해 조금 바빴다. 아무래도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을 판매하다 보니, 준비할 것이 많다(웃음).

우리 기업명은 칼슘사과고, 판매하는 상품도 칼슘사과다. 그래서인지, 소비자들은 칼슘을 함유한 사과하고 많이 생각하신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칼슘을 함유한 사과라는 뜻도 맞지만, 정확히는 활성 천연 칼슘으로 씻은 사과라는 뜻이다. 남해안의 꼬막껍질을 원료로 하는 천연 활성 칼슘을 이용해 이온수를 만들고, 그 이온수와 세척 장치로 사과를 씻는다. 관련 특허 및 유사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작년 9월에는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오픈트레이드(주)를 통해 펀딩을 시작했고, 목표금액 3억 5,000만 원 대비 87%인 3억 원을 투자 받은 바 있다.

칼슘사과 강진형 대표(출처=IT동아)
칼슘사과 강진형 대표(출처=IT동아)

IT동아: 칼슘사과를 개발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강 대표: 과거에 백화점과 중견 유통 업체 등에서 일했다. 특히, 과일 유통 업계에서 일한지 20년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업계에서 일하면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사과의 경우, 영양분의 대부분은 껍질에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과를 먹을 때 대부분 껍질을 깍아서 버린다. 해외에서는 사과 껍질을 깍는 경우가 거의 없다.

국내 소비자들이 사과 껍질을 깍는 이유는 간단하다. 뚜렷한 4계절을 지닌 환경적 특성상 농약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1년에 적게는 9번, 많게는 20번 가까이 농약을 치는데, 꽃이 피는 5월부터 수확하는 9월에 농약을 많이 사용한다. 사과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재배 방식이 알게모르게 일반 소비자에게 각인되어 있어, 껍질을 깍아 먹는 걸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고민했다. 소비자들이 사과의 영양분을 대부분 간직하고 있는, 껍질을 문제 없이 먹을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라고. 완벽하게 소비자들이 껍질을 안심하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고민 끝에 개발한 것이 칼슘사과다.

IT동아: 씻어서 개별 포장해 판매하는 세척사과가 있는 것으로 안다. 기자 주변에도 아침에 세척사과를 하나씩 먹는 지인들이 있다. 출근길 편의점에서 구매하거나 택배로 박스채 주문해서.

강 대표: 맞다. 세척사과가 있다. 세척사과는 살균수를 이용해 사과를 세척하는 방식이다. 특별한 기계 장치에 살균수를 담아 사과 외피의 균을 닦는다. 시기상으로 약 7, 8년 전부터 국내에 세척사과가 유통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소비자들이 몇 가지 공통된 문제점을 제기했다. 하얀색 행주나 천으로 세척사과를 닦으면 까만 이물질이 나오고, 다른 일반 사과에 비해 맛이 조금 없다는 지적이다. 정말 그냥 먹어도 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IT동아: 칼슘사과의 차별점은 여기에 있는 것인가.

강 대표: 맞다. 칼슘사과로 사과를 씻으면, 첫째 씻는 과정에서 외피의 농약을 제거하며 껍진 안으로 칼슘이 들어간다. 전자 현미경으로 보면 씻기 전/후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둘째, 칼슘이 침투하면서 사과가 좀더 단단해진다. 이는 곧 식감으로 연결되는데, 씻기 전과 비교해 더 아삭한 사과를 맛볼 수 있다. 셋째, 국내 농산물은 국내 유통과 함께 해외 수출도 많이 이뤄지는데, 사과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대부분 선박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유통 기간이 길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에는 1달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때문에, 일반 사과를 수출할 경우, 유통 과정에서 부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칼슘사과는 신선도를 일반 사과에 비해 2~3배 정도 오래 간다.

참고로 칼슘으로 씻은 사과의 이같은 결과는 현재 국가 공인 기관에서 인증 절차를 받고 있다. 8월이면 결과가 완료되는데, 오늘 인터뷰 전 미팅도 그와 관련된 일이었다. 이곳 먹거리 창업센터를 오픈 초기에 서울시 박원순 시장이 방문했었다. 당시 박원순 시장이 칼슘사과를 먹고, 설명을 들은 뒤에 많은 칭찬을 했었다. 칼슘사과의 이같은 효능이 확실하기만 하다면, 아이들이 먹는 급식과 수출에 가장 적합한 것 아니냐고 반문도 하셨다. 이에 내부 검증 데이터를 공유하고 외부 인증 기관과 함께 논의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곧 공인된 데이터를 통해 심사 결과를 알려드릴테니, 기다려달라(웃음).

칼슘사과 김민영 이사(출처=IT동아)
칼슘사과 김민영 이사(출처=IT동아)

김민영 이사: 칼슘사과를 개발하기 이전에 소비자들이 세척사과를 먹는 이유도 분석했다. 왜 세척사과를 먹는지에 대한 분석이다. 가장 큰 이유는, 누구나 예상했듯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정말 깨끗할까?'라는 의문은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더라. 이건 나도 마찬가지다(웃음). 현재 칼슘사과를 판매하고 있지만, 다른 세척 채소나 과일 등을 구매할 때는 똑같이 그런 의심을 하게 되더라.

그래서 개발한 것이 칼슘사과다. 소비자가 믿을만한 세척 방식을 고민한 결과다. 실제 몇몇 박람회를 통해 칼슘사과를 소개하고, 관람객에게 시식과 판매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해당 박람회에 아이 엄마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한 어머니께서 맛을 보고 설명을 듣고 난 뒤, "왜 이런 사과를 아직까지 알리지 않았느냐?"라며 직접 몇 박스를 구매해가셨다. 그리고 활동하고 있던 육아 카페에 글을 올렸더라. 다음날 박람회장에 수많은 아이 어머니가 방문하셨다. 칼슘사과 여기서 판매하는 것이냐고(웃음). 당시 준비한 칼슘사과를 모두 판매했었다.

"프리미엄 시장에 맞춰 이미 준비하고 있던 상품입니다."

IT동아: 강 대표님의 이전 경험이 많이 도움되었을 것 같다. 유통 업계에서 20년 가까이 일하며 쌓은 네트워크가 있었기에, 칼슘사과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강 대표: 칼슘사과 설립일은 2014년 8월 29일이었다. 당시 기업명은 칼슘사과가 아닌, 대련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칼슘 세척 기술과 특허를 준비하는 업체도 아니었고, 과일 전문 유통 업체로 창업했었다. 이전 경험으로 직접 사업을 시작했던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칼슘사과 개발은 2016년 1월부터 시작해 9월 완성했다. 6개월의 연구 과정과 2개월의 시제품 테스트 등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사실 칼슘사과는 우리 김민영 이사의 아이디어였다.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지만, 시장 상품성을 생각해 개발을 조금 늦게한 셈이다.

칼슘사과 강진형 대표(출처=IT동아)
칼슘사과 강진형 대표(출처=IT동아)

김 이사: 칼슘사과를 개발하고 난 뒤, 소비자들 대상으로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많은 데이터를 얻었다. 수도권에 상주하는, 바쁜 출퇴근길에서 아침을 거르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어떤 연령대가 세척사과를 즐겨 먹는지,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세척 기능을 개발한 취지에 맞는 반응이 나오는지 등을 체크했다. 사과 크기도 결정했다. 국내에는 6가지 크기 사과가 유통되는데, 어떤 사과는 커서 한 입이 남고, 어떤 사과는 아침 대용으로 먹기에 조금 부족하고... 이런 데이터를 취합해 지금의 칼슘사과를 결정했다. 대량으로 만들어서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과를 전달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아, 더이상 마시는 커피가 아닌 씹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고, 녹즙이나 야쿠르트처럼 출근하면 회사 책상 위에 사과가 하나 올라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웃음).

IT동아: 칼슘으로 씻는 과정을 조금 자세히 듣고 싶다.

강 대표: 칼슘은 국내 남쪽 해안에서 나고 있는 꼬막껍질을 가지고 천연 활성 칼슘을 만든다. 사람이 먹었을 때 아무 문제 없는 것을 이미 확인했고, 식약처 인증도 받은 제품이다. 천연 칼슘은 하얀색 가루인데, 이걸 물에 용해해서 이온수를 만든다. 그리고 사과를 이 이온수에 담고 거품을 만드는 버블 효과를 낸다. 그러면 칼슘 입자가 사과 껍질에 붙어있는 이물질을 먹고 떨어지는 방식이다. 이어서 고압의 무줄기로 사과를 세척하고, 말린 뒤, 하나씩 포장한다. 모든 건 경상북도 영주시에 있는 공장에서 자동으로 진행된다(실제 강 대표는 공장에서 사과를 칼슘으로 씻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줬다).

IT동아: 세척사과 시장도 분석했다고 들었다.

강 대표: 국내 전체 사과 소비 시장 규모는 9,500억 원 정도다. 이 중에서 세척사과 시장은 800억 원 정도인데, 소극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홈쇼핑에서 유통되는 규모가 가장 크고, 이어서 온라인과 리테일(이마트, 백화점과 같은 대형 마켓) 순이다. 세척사과 시장은 2,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수도권 거주민 중 56%가 1인에서 2인 가구인데, 이들은 간편하고, 편리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다. 세척과는 여기에 걸맞는 상품이다.

칼슘사과 강진형 대표(우), 김민영 이사(좌)(출처=IT동아)
칼슘사과 강진형 대표(우), 김민영 이사(좌)(출처=IT동아)

IT동아: 칼슘사과의 가격은?

강 대표: 요즘 지하철역에서 판매하는 커피 한잔 가격은 2,000원 정도다. 이걸 기준으로 잡았다. 기존 세척사과 가격은 1,000~1,300원인데, 칼슘사과는 오프라인 2,000원, 온라인 1,600원에 판매한다. 세척사과와 비교해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같은 사과를 단순히 칼슘으로 씻었다고 더 비싼 것이 아니다. 칼슘사과로 사용하는 사과는 백화점에 들어가는 사과 중에서도 상위 등급 사과를 이용한다. 이곳 가락시장에도 같은 사과지만, 한 박스에 1만 5,000원짜리가 있고, 5만 원짜리가 있다. 당도와 아삭함, (빨간) 색채 등을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는데, 칼슘사과는 상위 등급을 사용한다고 자신한다. 실제로 내부에서 일반 사과를 유통할 때 A, B, C, D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칼슘사과는 A등급에 해당한다.

"올해 하반기, 칼슘사과의 승부처입니다."

IT동아: 이제 모든 과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판매만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 사과는 8월이 제철이다. 7월 전후로 나오는 아오리는 당도보다 아삭한, 풋풋한 맛이고, 본격적인 빨간 사과는 9월부터 출하한다. 여기에 맞춰 준비했다. 앞서 언급했던 특허들과 인증 절차도 8월이면 끝난다. 지금도 거의 확정 단계이다(웃음). 지난 6개월간 칼슘사과를 박람회나 온라인 등으로 판매하면서 발생한 클레임도 전혀 없다. 재구매율은 90%에 이르고. 아, 급식 업체에도 이미 제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과일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전국 방방곡곡 안가본 곳이 없다. 1년에 차로 이동하는 거리만 8만km에 달한다. 그만큼 여기저기 다닌다. 많게는 하루에 1,200km도 타봤다. 이렇게 다녀야 같은 조건, 같은 상품을 좋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농산물 생산자를 알아갈 수 있다. 작년에 1등한 상품이 올해에도 1등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발품 팔아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소신꺽, 정식하게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김 이사: 농산물의 가치를 소비자 라이프 속으로. 이게 우리 칼슘사과의 슬로건이고, 이 안에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칼슘사과는 올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지만, 차후 다양한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상품으로 찾아뵙겠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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