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상처 치유하는 ‘일회용 밴드’ 최강자… “2020년 코스닥 상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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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영케미칼

3월 16∼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7 국제 의료기기 병원설비 전시회’의 영케미칼 부스. 국내외 관람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케미칼 제공
3월 16∼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7 국제 의료기기 병원설비 전시회’의 영케미칼 부스. 국내외 관람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케미칼 제공
손가락을 베이면 무조건 ‘대일밴드’를 찾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일회용 반창고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업계에서는 “일회용 밴드와 반창고 생산 분야에서 영케미칼의 위치가 제법 단단하다”는 평가가 많이 나온다. 어린이용 ‘뽀로로 키즈밴드’는 널리 알려진 영케미칼의 브랜드. 이 회사의 최근 3년간 매출액은 연평균 120억 원대다.

19일 오후 찾은 경남 김해시 주촌면 ㈜영케미칼(회장 윤영현) 본사는 ‘보안시설’ 같았다. 정문에는 경비 담당 직원이 정복 차림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공장 건물 주변은 깔끔했다. 엄격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야 건물로 들어갈 수 있었다.

2층 회의실에서 마주한 2세 경영인 윤한성 대표(46)는 “일회용 밴드 생산 업체로는 규모가 큰 편이지만 창업주인 회장님부터 회사 홍보나 제품 자랑을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내실을 다지고 연구개발(R&D)에 주력해온 기업 이미지가 묻어 있었다.

윤 회장은 부산대 약대 출신. 삼영제약 등에서 근무하며 전문 경영인으로 인정받았던 그는 1986년 양산시 웅상읍에서 창업했다. 회사명은 윤 회장 이름의 가운데 글자인 ‘영(Young)’에다 화학을 뜻하는 ‘케미칼’을 붙여 만들었다. 신발용 접착제를 만들다 1989년부터 일회용 밴드를 출시하고 곧바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했다. 부직반창고인 픽스롤 생산과 품질인증, 수출지원 대상업체로 뽑히면서 성장에 속도를 냈다. ‘취업하고 싶은 경남 우수기업’ ‘강소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윤 회장은 창업 초기부터 창상(創傷) 보호제품의 개발과 생산기술에서 세계 최고를 추구했다. 그리고 최종 지향점은 고객으로 설정했다. 돈벌이가 아니라 인류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 것이다.

직원 70명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은 8명. 윤 회장은 “제품이 뛰어나면 가격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입사 4년 차인 조유리 씨(31)는 “밴드 원단과 접착제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상처 보호와 살균 효과가 뛰어난 ‘에이스밴드-S’, 놀란 어린이들에게 친밀감을 주는 ‘키즈 그림밴드’, 흉터가 남지 않도록 하는 하이드로 콜로이드 밴드인 ‘소마덤’, 주사용 롤밴드인 ‘에이스밴드’도 이 회사의 대표 상품이다. 지혈용 멸균밴드, 종이반창고도 생산한다.

영케미칼은 최근 의료용 종합 브랜드로 ‘플레이드(PLAID·plaster+aid)’를 내놓고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에 잠깐 다니다 1996년 합류한 윤 대표가 주도한다. 그는 “아버지가 고생해 일군 회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것이 임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독일의 전시회에 다녀왔다. 베트남 현지 공장에도 자주 나간다. 이 회사는 최근 일회용 밴드를 분당 6000장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기계를 이탈리아에서 10억 원에 들여왔다.

영케미칼은 유럽과 중동, 동남아 26개국으로 수출한다. 내수와 수출 비중은 65 대 35 정도. 윤 대표는 “일회용 밴드 시장은 포화 상태여서 화장품이나 코 점막제 같은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매출 200억 원대 진입과 2020년 코스닥 상장이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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