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 수술않고 국소마취로 시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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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걸어도 다리 저리는 중·장년층 허리질환
꼬리뼈 통증을 동반하는 중앙협착증
원리침, 침 끝 둥글어 신경 손상 위험 없어

# 농사를 짓는 김모 씨(65·여)는 무거운 짐을 들어야 하는 일이 많았다. 그는 20년 전 콩 가마니를 들어올리다 허리를 삐끗했다. 제대로 허리를 펴기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했지만 수술이 두려워 병원 가기를 망설였다. 아픈 허리로 일을 계속 하다가 다리에 아찔한 통증을 느끼고 최근 병원을 찾았다. 그가 받은 진단은 척추관협착증. 김 씨는 비수술 치료인 원리침 치료를 택했다. 처음 병원에 왔을 때는 극심한 통증으로 제대로 펴지지 않던 허리가 두 번의 침 치료로 꼿꼿해졌다. 회복도 빨랐다. 이틀 동안 침 치료를 받은 김 씨는 다음 날 바로 퇴원하고 한 달 후 다시 내원해 남은 증상을 치료했다. 엉덩이와 꼬리뼈 통증도 한결 좋아졌다.

#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송모 씨(81·여)는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다리와 허리에 심한 통증을 느껴 급하게 병원을 찾은 그에게 내려진 진단은 디스크 탈출증. 송 씨는 수술 후 회복이 오래 걸리는 것을 감안해 국소마취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원리침 치료를 받았다. 입원 하루 만에 다리에 힘이 돌아오고 통증도 완화되는 것을 느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이건목 원리 한방병원은 척추·관절질환을 수술 없이 치료하는 병원이다. 목·허리 디스크나 협착증을 고통은 적고 효과는 빠른 비수술요법인 ‘원리침요법’으로 치료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건목원리한방병원 제공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이건목 원리 한방병원은 척추·관절질환을 수술 없이 치료하는 병원이다. 목·허리 디스크나 협착증을 고통은 적고 효과는 빠른 비수술요법인 ‘원리침요법’으로 치료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건목원리한방병원 제공


척추질환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중·장년층에 많이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신경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주로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저림이 나타난다.

디스크는 뼈와 뼈 사이를 이어주는 연골 구조물이다. 허리디스크는 연골 구조물에 이상이 생겨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는 질환이다. 탈출된 디스크는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에 압박을 줘 통증을 유발한다. 디스크는 나이가 들면서 퇴행 변화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평소 자세가 올바르지 못하면 젊은 나이에도 발병할 수 있다. 척추질환은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정도로 심한 통증을 동반하지만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병원 가기를 꺼리는 환자들이 많다. 이에 절개수술 없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척추·관절을 치료하는 원리침이 관심을 끌고 있다. 원리침은 한의학적 치료 방법으로 막힌 부위를 직접 뚫어내거나 튀어나온 디스크를 원래 자리로 밀어 넣어 통증을 완화한다.



척추관협착증 작년 148만 명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으로 요양 기관을 찾은 이들은 약 148만 명으로 전년(135만 명) 대비 약 13만 명이 늘었다. 연령별 척추관협착증 진료 인원을 살펴보면 7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32.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그 뒤로 60대(30.1%), 50대(18%), 80세 이상(11.9%) 순으로 60세 이상의 환자가 전체 진료인원의 70%를 웃돌았다. 성별로는 여성이 약 93만 명으로 전체 진료 인원 중 약 64%를 차지해 남성보다 여성이 허리질환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관은 뇌로부터 빠져나온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공간이다. 이 신경 가지들이 이어지는 통로는 추간공이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 주변의 뼈나 인대, 디스크는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고 척추관을 구성하고 있는 후관절 돌기, 추궁, 황색인대 등도 변형되면서 추간공이 좁아지고 척추관을 누르게 된다. 추간공이 좁아지면 염증을 유발하고 신경과 혈관을 압박하면서 심한 신경통증을 일으킨다. 척추관협착증(추간공협착증)은 허리 통증, 다리 통증, 근력 저하까지 동반한다. 특히 앉았다가 일어나서 허리를 펴고 걸을 때 엉덩이부터 허벅지가 당기며 발바닥에 열감을 느낀다면 ‘중앙협착증’도 의심해 봐야 한다. 중앙협착증은 허리를 펴고 걸으면 엉덩이 뒤쪽과 허벅지 뒤쪽으로 통증이 오며 허리를 굽혔을 때 통증이 완화되는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의 비수술 치료

이건목원리한방병원은 원리침으로 수술 없이 난치성 근골격계 통증을 직접 관리한다. 원리침은 중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도침’을 이건목 원장이 꾸준한 연구와 임상 끝에 개선·발전시킨 것이다. 이 원장이 개발하고 특허를 낸 원리침은 끝을 둥글게 만들어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였다.

이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뼈를 제거하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며 “원리침은 신경 주변의 인대와 디스크의 공간을 넓혀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중증 척추관 협착증은 엉덩이와 꼬리뼈 통증으로 허리를 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꼬리뼈에 통증이 있다면 대부분 척추 중앙이 압박을 받고 있어서다. 중앙협착증은 주사요법이나 추간공 확장으로는 치료가 어렵다. 원리침은 두꺼워진 황색 인대에 의해 압박 받고 있는 신경을 풀어줌으로써 통증을 완화한다. 이 원장은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수명을 다해 주저앉게 되면 뒤에 있는 인대까지 두꺼워지고 신경이 나오는 통로가 좁아지게 된다”며 “신경은 어느 정도 공간만 열어주면 혈액순환이 되고 정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 마비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원리침은 근전도 검사에도 뚜렷한 회복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원장은 2014년 중앙형, 외측형 협착증 치료법을 SCI급 ECAM학술지에 게시한 바 있다.
허리디스크 탈출증이란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허리 통증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마비가 오거나 일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등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두 질환 모두 허리에서부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내려오는 통증과 저림이 주로 나타난다. 하지만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통증을 느끼는 상황이 다르다. 허리디스크는 퇴행성 변화 또는 반복적인 외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중년이 되면 추간판 중심부에 있는 젤라틴 성분의 수핵 수분 함량이 70∼75%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 추간판의 탄력과 충격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내외부적 충격이 발생하면 디스크가 뒤쪽으로 돌출된다. 척추관협착증인지 허리디스크인지 확인하는 자가 진단법은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리는 방법이 있다. 허리디스크는 누운 채 다리를 똑바로 들어올리기 어려우며 엉덩이와 허벅지, 발까지 땅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다리를 들어 올려도 통증이 없고 60도 이상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자리로


원리침은 외과적 수술 없이 침으로 뼈·신경·근육 손상 없이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자리로 밀어 넣는다. 신경이나 혈관에 손상을 주지 않고 튀어나온 디스크만 밀거나 신경 주변을 넓혀 공간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부작용의 위험성도 크게 낮췄다. 노년층에서 발병하는 급성 디스크 탈출증도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원리침은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에 획기적인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원장은 척추에 철심을 박는 융합술 이후에 위아래 디스크 탈출로 협착이 온 경우에도 치료 가능한 비수술적 방법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를 준비 중이다.

한편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건강관리에 힘쓰는 것이 좋다. 평상시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등산이나 달리기 같은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이나 누워서 다리를 가슴 쪽으로 구부리는 등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허리 코어 근육은 척추의 퇴행을 막는 효과가 있으므로 등이나 허리 주변, 복부 근육을 꾸준히 강화시키기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좋다. 특히 고령 환자는 주치의와 논의해 운동 방법과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현명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척추관협착증#허리디스크#이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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