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 못잖은 미래 인공지능의 공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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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 커버넌트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지만 표현이 잔혹하다는 평가를받는 ‘에이리언: 커버넌트’.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지만 표현이 잔혹하다는 평가를받는 ‘에이리언: 커버넌트’.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에이리언이 돌아왔다.

38년 전, 처음 에이리언을 선보이며 ‘SF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리들리 스콧 감독(80)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통해서다.

영화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프리퀄 격인 ‘프로메테우스’(2012년 개봉)와 에이리언 1편(1979년) 사이에 벌어진 일을 다룬다. 감독은 “누가 에이리언을 만들었고, 왜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프로메테우스’로 던졌고, ‘에이리언: 커버넌트’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2104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식민지 개척 의무를 안고 미지의 행성으로 향하던 ‘커버넌트’호가 큰 위협에 맞닥뜨리면서 인류의 생존을 건 최후의 탈출을 시도한다. 물론 위협의 중심엔 에이리언이 있다. 이전 에이리언들이 인간의 몸을 숙주로 삼아 자란 뒤 가슴과 등을 뚫고 나오거나 얼굴을 잔인하게 옥죄는 방식으로 인간을 공격했다면, 이번 영화에선 식물의 ‘포자’ 형태로 인간에게 흡수돼 감염시키는 새로운 공격 방식이 더해졌다. 피가 낭자하는 에이리언의 잔혹한 탄생 과정을 지켜보며 인류의 기원과, 창조자와 피조물 사이의 관계를 고민하게 되니 역시 에이리언 시리즈는 가벼운 SF영화가 아니다.

새 영화에서 돋보이는 건 사랑과 욕망을 느끼는 등 ‘창조자’인 인간을 뛰어넘으려는 인공지능(AI)의 존재다.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가 1인 2역으로 연기한 윌터와 데이빗, 두 인공지능이 ‘창조’에 대해 논박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명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을 창조한 인간의 한계를 알고, 또 저항하는 인공지능의 모습이 언젠가 닥칠지 모를 ‘현실적인’ 위협으로 느껴지니 에이리언 못잖게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15세 이상. 9일 개봉. ★★★★(별 5개 만점)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에이리언 커버넌트#프로메테우스#리들리 스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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