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뵌 부모님 목소리가 변했다고요? 질환 알리는 신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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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부모님 건강 체크리스트

50대 이후면 각종 퇴행성 질환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단순한 노화 현상이라며 무시할 게 아니라 평소 부모님을 찾아뵐 때 이상 징후가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동아일보DB
50대 이후면 각종 퇴행성 질환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단순한 노화 현상이라며 무시할 게 아니라 평소 부모님을 찾아뵐 때 이상 징후가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동아일보DB
2015년 국민연금공단이 50대 이상 4816명을 조사한 데 따르면 중·노년층이 퇴직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은 ‘고령·질병 등으로 인한 건강 악화’(36.1%)였다. 사회적 차원의 노후 대책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꼽힌 것도 건강·의료 문제(44.3%)이다. 그만큼 100세 시대 어버이날 ‘어버이’들의 가장 큰 걱정은 건강일 것이다. 이에 어버이날을 맞아 자녀들이 챙길 수 있는, 챙겨야 하는 부모 건강법에 대해 알아봤다.

○ 갑자기 좋아지는 시력도 안과 찾아야


눈은 일반적으로 40대 이후부터 노안 증세를 보인다. 젊었을 때는 수정체가 연하고 탄력성이 좋아 쉽게 두께를 조절할 수 있지만 40대를 넘어서면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굳어 두께 조절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눈 질환이 있어도 노안으로 알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은 방치하면 실명에도 이를 수 있다. 부모가 아래 증상 중 3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안과를 찾아야 한다. △조그만 글씨가 흐릿해 잘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보는 게 피곤하다 △눈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침침하다 △가까운 사물을 보다 먼 것을 보면 초점이 잘 맞지 않는다 △갑자기 돋보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시력이 좋아졌다.

갑작스러운 목소리의 변화는 질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단순한 감기부터 후두염, 각종 암의 전조 증상까지 확인할 수 있다. 성대는 목의 좌우 양쪽에 있는데 말할 때 서로 밀착해 진동하면서 소리를 낸다. 이 성대 진동을 조절하는 후두신경은 뇌에서 시작해 후두, 갑상샘, 식도, 폐 등 가슴 주요 부위까지 이어진다. 이들 장기에 암이 생기면 후두신경에 전이돼 목소리가 변할 수 있다. 쉰 목소리가 나면서 사레도 자주 걸린다.

나이 들수록 성대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주름이 생겨 거친 목소리가 나는 노인성 후두가 나타날 수 있다. 심해지면 폐렴이나 폐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니 부모님 목소리의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되면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

○ 갑자기 굽은 허리 척추관 협착증 의심

허리 굽은 노인의 모습은 나이든 부모의 상징. 하지만 최근 들어 부모님 등이 부쩍 굽어보인다면 단순한 노화현상이 아닐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환자의 90%가 50대 이상인 전형적인 노인 질환. 관절이나 인대가 퇴행성 변화를 겪으며 두꺼워지고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이 생긴다. 이때 허리를 조금 굽히면 척추관이 상대적으로 넓어지므로 신경 압박이 덜해 통증이 준다. 이에 많은 협착증 환자가 허리를 굽히고 생활한다. 갑자기 부모님 허리가 많이 굽었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아버님이라면 전립샘 비대증이 생길 나이. 전립샘 비대증은 전립샘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소변 보기가 힘들어지는 질환이다. 전성수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심해지면 콩팥까지 망가질 수 있다”며 “노화현상이 아니라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니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립샘암도 최근 발병이 늘고 있다. 50세가 넘은 부모님은 1, 2년에 한 번씩 전립샘특이항원(PSA) 혈액검사를 받도록 권한다.

어머님이라면 요실금을 확인할 것. 소변을 참지 못하고 흘리는 요실금은 중년 여성의 사회생활과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 이규성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요실금은 일반적으로 질환이 아닌 증상이지만, 나이가 들면 신경 이상으로 방광이 저절로 수축해 생기는 절박성 요실금도 올 수 있어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 뇌중풍은 전조 증상, 치매는 체크리스트 확인

단일 질병 가운데 사망 원인 1위인 뇌중풍(뇌졸중)은 전조 증상이 명확하다. △신체 한 부분의 힘을 갑자기 못 쓰겠거나 감각이 둔하다 △시야에 문제가 생기고 한쪽 눈이 잘 안 보인다 △말이 잘 안 되거나 발음이 어눌하다 △갑자기 어지럽거나 휘청거린다 △전에 없던 두통이 있다.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뇌중풍일 가능성이 높으니 검사를 받도록 한다.

아마도 많은 부모님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치매일 것이다. 자식들에게 큰 짐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자녀들은 치매 증상을 숙지해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치매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는 설문이 많으니 이런 것을 구해 확인해 보고 증상이 의심되면 바로 가까운 병·의원을 찾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어버이날 건강 체크리스트#척추관 협착증#퇴행성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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