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대결서도 문재인 우세… 확장성은 안철수가 홍준표에 앞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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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 대선 D-5/여론조사]1강 2중 구도, 끝까지 계속될까


5·9대선의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독주 체제가 이어졌다. 2위와의 격차는 더블스코어 수준이다. 관심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깜깜이 기간’에 별 이변 없이 문 후보가 무난히 당선될지, 당선된다면 득표율은 어느 정도일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막판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다.


○ 문 후보의 무난한 당선?

3일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19.9%)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17.7%)의 지지율을 합쳐도 37.6%로 문 후보 지지율(40.2%)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거나 모르겠다는 태도 유보층은 7.4%로 줄었다. 이날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의 흐름도 비슷하다. 안, 홍 후보가 ‘제로섬 게임’의 2, 3위 싸움을 벌이면서 현 구도에 결정적 변화가 없는 한 문 후보가 어부지리로 무난히 당선될 수 있는 형국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문 후보로선 유리한 선거 환경을 맞고 있다.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고질적인 지역과 이념 대결 구도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도 문 후보로선 그리 나쁠 게 없다. 보수 진영이 결집하면서 보수 성향 유권자의 홍 후보 지지율은 49.0%로 치솟았다. 4월 18, 19일 조사에 비해 무려 20%포인트 오른 수치다. 반면 안 후보의 보수층 지지율은 39.8%에서 20.5%로 하락했다.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TK(대구경북)에서 홍 후보는 33.7%의 지지를 얻어 1위로 올라섰고 안 후보에게 향했던 TK 표심은 15.5%까지 빠졌다.

이에 ‘야권의 심장’인 호남에선 다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선거 초반 문 후보와 안 후보에게 고른 지지를 보냈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선 문 후보가 54.7%의 지지를 받아 안 후보(27.7%)보다 두 배 가까이로 높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홍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정권 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호남에서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2012년 대선 때 48%의 득표율을 올렸던 문 후보 역시 ‘40%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TV토론을 통해 존재감을 보여준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도 부담이다. 동아일보 조사에서 적극 투표층의 문 후보 지지율은 43.0%였다.

○ 이변 가능성은?


정치권에서는 ‘반문 연대’ 움직임이 사실상 소멸된 만큼 지금과 같은 다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후보 단일화를 통한 표심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안 후보와 홍 후보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보수·중도 유권자들이 문 후보의 집권을 막기 위해 한쪽으로 표를 몰아줄 가능성은 아직까지 남아 있다. 심리적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후보별 지지율 최대치를 살펴보기 위해 ‘문재인 대 안철수’ ‘문재인 대 홍준표’ 가상 양자 대결을 실시한 결과 모두 문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어 우위를 보였다. 지난달 초중반 한때 양자 대결에서 문 후보를 앞섰던 안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35.4%의 지지를 얻어 문 후보(46.1%)에게 10.7%포인트 뒤졌다.

홍 후보는 문 후보와의 양자 대결 시 26.1%로 문 후보(57.8%)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홍 후보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지율(10% 안팎)에 안 후보에게 쏠렸던 보수층까지 흡수해 20% 턱밑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렸지만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선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지만 현재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층(9.0%) 등 ‘샤이(숨은) 보수’가 더 투표장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더 큰 문제는 중도 표심이 홍 후보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안 후보 지지자 중 홍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다는 응답은 27.3%에 불과했다. 반면 홍 후보 지지자 중 안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다는 응답은 57.5%였다.

다만 지지율이 계속 오르고 있는 심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득표율이 예상 밖으로 높을 경우 문 후보의 지지율이 30%대 후반으로 떨어지고, 선거 막판 ‘반문 표심’이 안 후보나 홍 후보 중 한 명에게 확 쏠리면 예측불허의 승부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동아일보와 채널A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5월 1, 2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58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전화번호 생성기법(RDD)을 통해 무선(78.6%)·유선(21.4%)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은 18.0%로 3월 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 참조
#대선#여론조사#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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