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지지’서 발빼는 트럼프-푸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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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특정후보 지지하지 않아” 크렘린궁 “佛국민들 선택 존중”
르펜, 국민전선 대표직 사퇴 배수진

다음 달 7일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후보가 대표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며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그는 24일 공영방송 프랑스2에 출연해 “오늘 밤 이후 더는 국민전선의 대표가 아니다”라며 “프랑스 대통령이라면 모든 프랑스인의 대통령이자 모든 프랑스인을 아우르는 존재여야 한다”고 말했다. 2011년 1월 FN 창립자인 아버지 장마리 르펜으로부터 대표직을 이어받은 뒤 6년 만에 물러나는 것이다.

1차 투표 이후 첫 여론조사(이포프)에서 르펜은 결선투표에서 40%를 얻어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에게 패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르펜의 대표직 전격 사퇴 카드는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자들의 지지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극우 색깔을 탈피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제 르펜이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는 층은 마크롱을 지지하지 않는 우파 공화당 지지층과 유럽연합(EU)과 세계화에 반감이 큰 극좌 장뤼크 멜랑숑 지지자들이다.

르펜은 사회당 출신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24일 마크롱 지지를 선언하자 곧바로 방송에 출연해 “마크롱은 ‘올랑드 베이비’”라고 비판했다. 무늬만 중도이지 실제로는 사회당 정권의 연장이라는 점을 부각해 공화당 지지층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또 1차 투표에서 4.7%를 득표해 6위를 차지한 드골주의자 겸 반EU주의자인 니콜라 뒤퐁에냥 후보를 25일 초대해 연대를 제안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를 엘리트 계층이 주도하는 세계주의자 대 서민을 대변하는 보호주의자 구도로 만들려는 포석이다. 반EU-반세계화의 선봉장인 멜랑숑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한편 간접적으로 르펜 지지 의사를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슬쩍 발을 빼는 분위기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가 르펜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 그는 특정 후보에 선호를 갖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프랑스의 선택을 존중하며 러시아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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