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순발력 돋보여… 심상정 차별화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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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대선 D-15]전문가들 TV토론 평가
“문재인, 송민순 문건 시원한 대응 못해… 안철수, 보수-진보 사이 애매한 입장”
후보들 모두 “내가 잘했다” 자평

23일 TV토론회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19일 TV토론 때와 비교해 후보들이 자신의 생각을 간결하게 치고 나가는 기술은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후보들이 주제에서 벗어난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하면서 “후진적 토론 문화를 답습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상환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시간을 지켜본 유권자들의 머릿속엔 결국 후보들의 날선 이미지와 독한 목소리만 남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두고 하세헌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종일관 북한인권결의안 이슈 등과 관련해 시원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태윤정 ‘선을 만나다’(미디어트레이닝 업체) 대표는 “남들이 태클 걸기 전 자신이 먼저 주도권을 쥐겠다는 ‘공세적 방어’ 화법을 보였다”며 “지지층 결집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보수와 진보 진영 사이에 선 애매한 위치가 토론 내내 그대로 묻어났다”는 반응이 많았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순서를 잘 정리해 얘기하며 선방했다”고 했지만 하 교수는 “모두 챙기려다 결국 명확한 입장을 개진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앞선 TV토론회 직후 “네거티브 공세에 치우쳤다”는 평가를 많이 받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해 태 대표는 “상대 논점을 재빠르게 ‘캐치’해 단계적으로 파고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장면이 몇 차례 눈에 띄었다”며 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두고는 “정책 공방 시 번뜩이는 순발력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교수는 “발언에서 내공은 물론이고 고민한 흔적도 느껴졌다”고 후한 평가를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종합적으로 제일 잘했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다른 후보들이 진흙탕 공방을 벌일 때 주제에 집중하자고 환기해 이미지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평이 엇갈린 전문가들의 반응과 달리 후보들은 이날 토론 직후 대부분 스스로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문 후보는 기자들에게 “오늘 (제가) 압도적이지 않았느냐”며 “토론을 통해 후보 간 우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토론 이후에도 문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상임위원회를 열어 자신과 문 후보 관련 의혹을 일괄 검증하자는 요청에 문 후보가 답변하지 않은 것을 두고 “결국 남은 기간 동안 뭉개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돼지 흥분제 논란을 빚은) 홍 후보의 대선 출마는 말이 되지 않는다. 한국 여성들이 이 점에 대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며 홍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심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토론 주제에서 벗어나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욕심을 앞세웠다”면서 “저처럼 정도를 걷고 의제에 충실한 토론에 국민들이 많은 점수를 줬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다른 후보들로부터 후보직 사퇴 요구를 받은 홍 후보는 “세 사람이 전부 견제를 하는 걸 보니 내가 뜨긴 좀 뜬 모양”이라며 “국가 경영과 철학, 사상, 이념을 얘기해야 하는데 작고 저급한 문제를 가지고 서로 물어뜯기만 해 토론의 질이 대통령 후보답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장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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