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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톡톡]이 봄, 꽃보다 더 아름다운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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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톡톡]이 봄, 꽃보다 더 아름다운 시간들

오피니언팀 종합, 김문희 인턴기자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입력 2017-04-21 03:00수정 2017-04-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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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 봄은 무르익고 여기저기 꽃들이 한창인 요즘,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봄꽃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나와 같이, 또 다르게 봄꽃을 즐기는 방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봄을 반기는 사람들
 
“주말마다 등산을 다닌 지 15년이 됐습니다. 봄 산은 그 자체로 특별해요. 벚꽃, 철쭉, 진달래 같은 꽃이 피면 산이 살아 숨쉬는 느낌이죠. 나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활기를 얻어요. 앞으로는 가족들과 함께 화려한 봄꽃 등산을 즐기고 싶습니다.”―김상운 씨(55·공무원)

“부산 덕천동에서 126번 버스를 타고 감전 방향으로 가면 삼락공원 옆길을 지나가요. 봄이 되면 이 길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죠. 부산에 오시면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서 그 길을 지나가 보세요. 그렇게 예쁠 수 없어요. 특히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꽃놀이를 원한다면 꼭 추천하고 싶어요.”―정희수 씨(23·경북대 재학)

“혼자 여유롭게 꽃구경을 하러 서울 석촌호수에 갔다가 ‘커플지옥’에 빠졌습니다. 혼자 다니는 걸 본 커플들이 너도나도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는 바람에 하루 종일 사진을 찍어주고 왔거든요. 작년에 마음에 있던 이성 친구와 꽃놀이를 했던 생각이 새록새록 나더라고요. 내년엔 꼭 여자 친구와 오고 싶어요.”―강영석 씨(25·가천대 휴학)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휴대전화를 거꾸로 들고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구도로 찍어 보세요. 다리도 길게 나오고 화사한 꽃나무도 함께 찍을 수 있어요. 또 인물을 한가운데 두지 말고 3분의 1 지점에 두고 찍으면 예쁜 사진을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사진 찍기 전 카메라 렌즈를 닦는 것 잊지 마시고요.”―박성진 씨(23·사진작가)

“저는 사진을 찍어서 올릴 때 주의하는 것이 있어요. 매화와 벚꽃, 진달래와 철쭉이 비슷하게 생겼잖아요. 매화 꽃잎은 둥근데 벚꽃 잎은 끝에 V자 홈이 있어요. 철쭉은 진달래와 달리 꽃잎에 독성이 있어서 만질 때 끈적거리는 느낌이 있고요. 잘 구분하기 위해 공부를 하기도 한답니다. 하하.”―오창윤 씨(25·부산대 사진연구회장)
 
봄꽃 더 풍성하게
 
“튤립 100여 종, 120만 송이를 피우는 ‘튤립축제’는 올해로 25년이 됐습니다. 행사를 위해 한 해 전 가을부터 알뿌리를 심기 시작하죠. 한 철 축제를 위해 6개월을 준비하는 셈입니다. 올해는 면적도 늘리고, 오중석 사진작가와 협의해 가장 사진이 잘 나오는 장소를 ‘포토 스폿’으로 꾸미는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손창우 씨(38·에버랜드 크리에이티브팀 책임)

“‘봄 둘레길 기차여행’ 상품을 올해 처음 만들었습니다. 꽃이 예쁘게 피고 기차역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을 선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하지만 공기업의 특성상 지역별 명소를 잘 배분하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기차를 타고 곡성 안동 태백 등에서 봄꽃 둘레길을 즐겨 보세요.”―유경준 씨(47·코레일 여객사업본부 관광유통처 부장)

“매월 재미있는 일을 꾸며 보자는 취지에서 ‘어른이동아리’를 만들었어요. 여기서 첫 번째 프로젝트로 봄 소풍을 기획했죠. 22일 토요일에 한강공원에서 30여 명이 모여 게임도 하고 ‘치맥’도 할 예정입니다. 반복되는 회사 일을 하다가 내가 이벤트를 준비해서 만드는 하루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아요.”―김지영 씨(28·봄 소풍 기획자)
 
기후변화에 시드는 꽃들
 
“지구온난화로 봄꽃이 빨리 피는 것도 문제지만 개화 시기가 들쭉날쭉한 것도 문제입니다. 최근 개화 시기를 정리해 보면 2009년에는 3월 중순에 꽃이 폈지만 다음 해에는 15일이나 늦어졌어요. 이렇게 되면 식물을 먹이로 하는 곤충의 생태가 교란되는 등 생태계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김선희 씨(49·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개화 시기가 흔들리다 보니 수분(受粉)을 해야 할 벌과 만나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벌은 꿀을 필요한 만큼 따오지 못하니 생존에 위협을 받고 봄꽃은 대를 이을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죠. 과실 농사를 짓는 농민들도 수확량이 적어져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정철의 씨(49·안동대 식물의학과 교수)

“기후변화로 꽃가루 알레르기도 심해지는 추세입니다. 온실가스 농도가 높을수록 꽃가루의 독성이 강해져 알레르기성 질환 환자도 늘어납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농도도 높아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간인 오전 6∼10시 사이에는 되도록 외출은 피하고 외출하고 돌아오면 꼭 잘 씻고 옷을 갈아입으세요.”―오재원 씨(58·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봄꽃 ‘취향저격’
 
“2014년부터 봄꽃 마케팅인 ‘체리 블라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와 씨름하고 있죠. 올해는 딸기와 녹차가루를 이용해 벚꽃빛 분홍색과 새싹의 녹색을 동시에 표현해 봤습니다. 벚꽃길에 아름다운 조명이 켜진 거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발광다이오드(LED) 텀블러도 새로 내놓았고요.”―박한조 씨(39·스타벅스 홍보사회공헌팀)

“올봄에 벚나무 열매인 체리를 넣은 맥주를 출시했습니다. 상큼한 맛을 내고 디자인도 진한 벚꽃색을 넣었어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문이 퍼지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 다행입니다. 1년에 한두 번밖에 신제품을 내지 않는 맥주업계도 변하고 있습니다.”―이은아 씨(30대·호가든 홍보팀 차장)

“봄을 대표하는 노래 중에 ‘벚꽃 엔딩’과 ‘봄날은 간다’가 있죠. 봄의 끝을 노래하는 이런 가사에는 역설적으로 봄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대중적인 무의식이 반영돼 있습니다. 짧은 봄에 대한 아쉬움을 강조하면서 모든 연령대에서 편히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봄에 많은 인기를 얻는 편입니다.”―김헌식 씨(43·대중문화평론가)
 
꽃시장은 언제나 봄
 
“꽃시장은 사시사철 봄이에요. 사계절 꽃이 늘 있거든요. 하지만 없는 꽃도 있죠. 드라마 ‘도깨비’가 인기를 끌면서 화면에 나온 메밀꽃을 찾는 손님이 크게 늘었어요. 실제로 유통되는 꽃이 아니라 난감하죠. 역시 드라마에 나왔던 목화 다발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되었고요.”―김하영 씨(45·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 상인)

“생화를 가공한 꽃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싶어서 꽃가게를 시작했어요. 생화 아니면 조화가 대부분인 꽃시장에서 틈새시장을 노렸죠. 가장 어려운 건 트렌드를 따라가는 거예요. 전 세계 전시회에 가서 트렌드를 공부하고 꽃을 수입해 오기도 해요. 고된 일이지만 손님이 꽃을 보고 미소 짓는 것을 보면 보람찹니다.”―김권영 씨(45·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라베르데코 상인)

“남편과 함께 장사한 지 30년입니다. 난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장사가 침체된 상황이에요.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많이 조심스러워졌잖아요. 일반인의 수요가 있긴 하지만 많은 상인이 힘들어하고 있어요.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장사하려고 노력해야죠.”―익명(60대·양재동 화훼공판장 난 상인)

“플로리스트이다 보니 꽃의 질에 민감해요. 요즘에는 꽃시장에 오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편하게 꽃을 주문할 수 있지만 받아 보면 질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기도 쉽지 않죠.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꽃시장에 오게 돼요.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는 게 제일 좋거든요.”―문예란 씨(32·플로리스트)

“꽃으로 예쁘게 꾸민 방향제를 직접 만들어 선물하려고 해요. 꽃시장과 직장이 가까워 퇴근길에 부담 없이 와서 둘러볼 때가 많아요. 생화 시장은 새벽에 열어서 가볼 수가 없지만 조화를 둘러보면서 인테리어 구상을 한답니다. 종류도 다양해서 한 번 오면 계속 맴돌게 되는 것 같아요.”―안소희 씨(26·간호사)
 
오피니언팀 종합·김문희 인턴기자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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