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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세트가 압권인 ‘러시아판 맥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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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세트가 압권인 ‘러시아판 맥베스’

김동욱 기자 입력 2017-04-21 03:00수정 2017-04-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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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고두노프
세트, 조명, 노래, 연기 등이 잘 어우러진 국립오페라단의 ‘보리스 고두노프’. 국립오페라단 제공
러시아의 실존인물 보리스 고두노프(1552∼1605)의 황권 찬탈부터 몰락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동명 희곡이 원작으로 러시아 작곡가 무소륵스키가 오페라로 만들었다.

17세기 초 이반 4세의 어린 아들 드미트리가 죽임을 당하고 이반 4세의 사촌 고두노프가 왕좌에 오른다. 그러나 반란이 일어나고 고두노프는 망령에 시달리다 죽음을 맞는 내용이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와 비슷해 러시아판 ‘맥베스’라 불린다.

막이 오르면 압도적인 세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키릴 문자로 장식된 거대한 삼면의 벽은 위압감을 준다. 특히 황금색 벽면은 황금 궁전인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을 떠올리게 만든다. 거대한 여러 개의 종, 움직이는 거대 향로, 바닥을 도는 큰 시계 등 다양한 시각적 요소가 인물들의 갈등과 심리적 밀도를 더욱 깊게 만들어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조명의 사용이다. 장소가 바뀔 때마다, 인물의 심리가 변할 때마다, 등장인물이 달라질 때마다 조명의 색상은 물론 위치와 높이가 변하면서 극의 질감과 몰입을 더해줬다. 조명이 또 하나의 배우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보리스 고두노프 역을 맡은 베이스 미하일 카자코프의 연기도 좋았지만, 그리고리로 분한 테너 신상근의 노래는 인상적이었다. 무용수들의 안무도 적절하게 극에 녹아들며 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줬다. 합창단과 연기자가 대거 등장할 때 어수선하게 보이는 것은 아쉽다.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만∼15만 원. 1588-2514 ★★★★(★5개 만점)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러시아판 맥베스#보리스 고두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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