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영화 다운로드 23초면 ‘OK’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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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4.5G’ 갤S8에 5월 첫 적용… 현 LTE 최고속도보다 40% 빨라

곧 무선 인터넷 속도가 유선 인터넷을 추월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갤럭시 S8 출시를 계기로 SK텔레콤이 기존 4G(LTE)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4.5G’ 기술을 다음 달부터 적용하기로 하는 등 이동통신사들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조치를 속속 취하고 있다. 이는 5G(5세대)를 앞두고 새로운 미디어와 콘텐츠들이 탄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0일 서울 중구 SK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밴드CA’ 기술을 다음 달 하순 삼성전자 갤럭시 S8 기종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5밴드CA는 LTE 주파수 5개 대역(총 70MHz)을 하나의 주파수 대역처럼 묶어 데이터 전송 속도와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도로로 치면 5개의 차로가 별도로 운영되다 하나로 합쳐지는 식이다.

최대 700Mbps급 데이터 전송 속도가 가능해 2011년 초창기 LTE(75Mbps)에 비해 약 9배 빠르고, 현재 최고속인 500Mbps에 비하면 40% 정도 더 빠르다. 데이터 1GB(기가바이트)를 받는 데 12초가 걸린다. 이날 SK텔레콤이 광주시내에서 실제 시연을 했을 땐 634Mbps 정도의 속도가 나왔다. 2011년 당시 영화 한 편(2GB 기준)을 내려받는 데 최고 3분 38초 걸리던 것이 이 기술이 적용되면 23초면 된다. 현재는 32초 정도의 속도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가진 기술로 이 정도 속도를 내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 정도 데이터 전송 속도와 주파수 대역을 받아들일 수 있는 단말기가 없었다. 그러다 갤럭시 S8가 새로운 칩을 탑재해 이 같은 속도를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자사 이동통신망을 고도화해 갤럭시 S8에서 기존보다 더 높은 인터넷 속도가 나오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동통신업계의 속도 경쟁이 다시 불붙은 것은 동영상 등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가입자의 1인당 연간 LTE 데이터 사용량은 2012년 1.8GB에서 지난해 5.9GB가 됐다. 최승원 SK텔레콤 인프라전략본부장은 “도로는 그대로인데 차가 많아지면 막힐 수밖에 없어 도로를 늘리고 운영을 효율화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5밴드CA 기술 외에도 다양한 통신기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네트워크 운영을 통해 4.5G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최대 1.2Gbps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선 인터넷 속도가 1Gbps를 넘어서는 것은 유선 인터넷과 거의 속도가 같아지고 나아가 추월한다는 의미가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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