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징후” 美가 움직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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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물질 탐지용 美 특수정찰기 동해 긴급출격
軍 “25일 인민군 창건일 전후 주시”

북한의 핵실험 여부를 판별하는 미국의 특수정찰기가 20일 동해상으로 긴급 출격해 북한의 핵 도발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본 오키나와(沖繩)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에서 미 공군의 WC-135(콘스턴트 피닉스·사진) 정찰기 1대가 이륙해 동해로 긴급히 날아왔다. 군 소식통은 “WC-135 정찰기가 동해 상공에서 북한의 핵실험에 대비해 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정찰기의 주된 임무는 핵실험 후 대기로 퍼져나간 극미량의 방사성물질(핵종)을 포착하는 것이다. 기체 옆에 장착된 엔진 모양의 대기수집 장비로 공기를 채집해 영하 50도 이하로 낮춘 뒤 특수필터에 통과시키면 일반 공기는 빠져나가고 제논과 크립톤 등 핵실험으로 발생한 방사성물질이 검출된다. 핵실험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인 셈이다.



검출된 방사성물질의 종류와 농도, 비율에 따라 어떤 종류의 핵물질(농축우라늄 또는 플루토늄)을 핵실험에 사용했는지도 가려낼 수 있다.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동해상에 급파돼 방사성물질을 포착했지만 북한의 2∼5차 핵실험에선 방사성물질을 포착하지 못했다. WC-135 정찰기는 냉전시대부터 옛 소련 상공 등 세계 곳곳에서 핵실험 탐지 임무를 수행해왔다. 최대 12km 고도에서 시속 640km로 비행할 수 있고, 30여 명의 승무원과 전문 분석 요원이 탑승해 임무를 수행한다.

군 당국자는 “WC-135의 동해 출격은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군 안팎에서 ‘북한의 핵 도발 임박 징후가 포착됐다’ ‘북한이 중국에 6차 핵실험을 통보했다’는 얘기가 나돌아 국방부와 외교부 등 관련 부처는 실체를 확인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명령만 떨어지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는 상태”라며 “25일(인민군 창건기념일)을 전후한 핵 도발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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