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호수공원… 수로 연결해 커낼시티 만들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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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에 분당 3배 크기 ‘사우스 압둘라’ 신도시 사업주도 박상우 LH 사장

20일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택과 토지로 양분된 사업 방식을 다각화해서 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0일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택과 토지로 양분된 사업 방식을 다각화해서 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쿠웨이트 사막 한가운데 호수공원과 수로로 연결된 ‘커낼시티’를 만들 겁니다. 스마트시티 수출 등 미래 먹을거리를 발굴해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끄는 ‘경제 서포터’가 되겠습니다.”

이달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쿠웨이트 주거복지청과 신도시 마스터플랜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중동에 제2의 건설 한류를 일으킬 ‘한국형(K)-스마트시티’ 1호 사업이다.

사업을 주도한 박상우 LH 사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주력 전통사업이 한계에 부닥친 상황에서 스마트시티를 통해 새로운 경제 활로를 뚫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사막 속 커낼시티’…도시 수출은 미래 먹거리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 신도시는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시티에서 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에 조성된다. 면적은 64.5km²로 분당신도시(19.6km²)의 3배가 넘는다. 사막 한가운데 주택 2만5000∼4만 채가 들어서고, 상업·의료단지, 복합 리조트 등 투자 유치 구역이 함께 조성된다. 택지 개발에만 40억 달러(약 4조5000억 원), 주택과 공공시설물 건축까지 포함하면 약 10조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박 사장은 “이달 초 쿠웨이트 현지에서 맺은 협약식이 현지 주요 신문 1면에 크게 실렸다”며 “쿠웨이트 정부도 압둘라 신도시를 세계적인 스마트시티이자, 중동 최초의 친환경 도시로 만들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선 3000채 규모의 시범 단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를 통해 복합 토지이용, 경관관리, 첨단 기술 등 한국의 스마트시티 수준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업에서는 사막 한가운데에 ‘커낼시티’를 짓는 장관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쿠웨이트 측에서 0.3∼3km²의 호수 3∼6개를 설계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중앙에 대형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각 생활권에 작은 호수공원을 만들고 수로로 연결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또 “호수에 담길 물은 해수 담수화로 생산한 뒤 적절한 미네랄 성분을 섞어 물고기가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두산중공업 등 국내 기업의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LH는 쿠웨이트를 시작으로 볼리비아, 인도, 베트남, 미얀마 등에서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향후 LH를 필두로 공공(전력, 수자원, 철도 등), 민간(건설, 정보기술, 환경), 금융·보험·법률 등 범국가적 선단을 이루어 투자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부채공룡’ 오명 벗고 ‘뉴하우’ 선언

LH는 지난달 말 대형 공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단독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박 사장은 공기업 특유의 고루한 이미지를 깨고 외국 정보기술(IT) 업계의 경영자처럼 직접 마이크까지 잡고 LH의 경영 성과와 미래 비전, 인재상에 대해 열변을 펼쳤다.

그는 “LH라 하면 택지를 조성하고 임대주택 짓는 회사, ‘부채공룡’ 등의 오해와 잘못된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며 “신입 직원 채용을 계기로 국가경제에 기여해 온 LH의 성과와 역할, 미래 비전에 대해 직접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LH를 괴롭혀 왔던 부채 문제는 이제 위험 수준에서 벗어났다고 박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강력한 자구노력을 통해 이자를 내는 금융부채를 2013년 말 105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83조1000억 원으로 22조6000억 원 줄였고, 중장기적으로 이를 60조 원대로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LH가 추구할 미래 비전도 소개했다. 주택과 토지로 양분되던 전통적인 사업추진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기술-금융 간 다양한 분야의 결합을 통해 신성장 혁신동력을 확보하는 ‘뉴하우(New-How)’를 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는 “국민의 집 걱정을 더는 ‘생애 파트너’이자 도심과 지역을 재창조하는 ‘개발 플래너’,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끄는 ‘경제 서포터’로서 진정한 국민 공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하우’의 일환으로 강도 높은 조직문화 혁신도 추진한다. 유연근무제를 활성화하고 출산휴가 신청 시 육아휴직이 동시에 신청되는 ‘원스톱 육아 휴직제’도 실시한다. 박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다양한 요구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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