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弱 협공에 문재인-안철수 2强 토론 대결 묻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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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 대선 D-19]후보 5명 각본 없이 첫 스탠딩토론
사드 국가보안법 등 이슈 난타전… 정책-토론 실력 여과없이 드러나

19일 사상 처음 ‘스탠딩 토론’ 방식으로 대선 TV토론이 진행됐다.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토론회를 앞두고 5당 후보들이 
의상을 점검하고 자료를 읽으며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 자리 배치순으로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19일 사상 처음 ‘스탠딩 토론’ 방식으로 대선 TV토론이 진행됐다.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토론회를 앞두고 5당 후보들이 의상을 점검하고 자료를 읽으며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 자리 배치순으로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5·9대선을 20일 앞두고 열린 19일 KBS TV토론회는 대선 중반전 승부의 중대 분수령으로 꼽혔다. 이날 토론회는 대선 사상 처음으로 각본 없는 스탠딩 토론으로 진행됐다. 각 후보의 정책 이해도와 토론 실력이 여과 없이 드러난 것이다. 그런 만큼 서로를 향해 난타전이 벌어졌다. 3약(弱)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두고 협공에 나서면서 2강(强)은 상대적으로 수세에 몰렸고, 두 후보 간 토론 대결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핵심 이슈는 △사드 배치 △전술핵 재배치 △국가보안법 철폐 등 안보 이슈였다.



자유토론에서 문 후보를 향한 질문은 18차례, 안 후보를 향한 질문은 14차례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9차례)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3차례)를 압도했다.

처음 발언권을 얻은 유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2007년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에 먼저 물어봤다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내용을 따져 물었다. 문 후보는 “국가정보원을 통해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파악했다는 것이지 북한에 물어본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안보 이슈로 수세에 몰린 문 후보는 “북핵 문제가 엄중하기 때문에 북핵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하지만 대북 포용정책을 취하지 않고 어떻게 북한을 우리 품으로 끌어와 통일할 수 있느냐”고 반격에 나섰다. 북한이 주적이냐는 유 후보의 물음엔 “남북문제를 풀어야 할 대통령이 할 얘기가 아니다”고 비켜갔다.

홍 후보와 안 후보는 ‘햇볕정책’을 두고 맞붙었다. 홍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느냐”고 물었다. 김대중 정부의 2인자였던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겨냥한 셈이다. 안 후보는 “현재는 대북 제재 국면”이라며 “강력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해야 우리가 원하는 협상 테이블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홍 후보와 유 후보도 얼굴을 붉혔다. 유 후보는 “홍 후보는 당원권이 정지돼 있다”며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음을 상기시키자 홍 후보는 “꼭 (2012년 대선 당시) 이정희 후보를 보는 것 같다. 주적은 저기(문, 안 후보를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김대중 정부 당시 대북 송금 문제로 격론을 벌이자 “대북 송금이 언제 얘기냐. 선거 때마다 얼마나 우려먹을 것이냐. 미래를 얘기해야 하지 않느냐”며 논란을 정리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송찬욱·홍정수 기자
#스탠딩토론#대선#국가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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