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양 슈퍼파워’ 야심… 阿 전진기지 연말 가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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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
2025년까지 사용권… 대규모 투자… 해병대 등 4000여 병력 주둔 예정
국익-해군력 확장 전초기지 활용

중국이 다목적 복합항구로 건설하고 있는 동아프리카 지부티의 도랄레 항. 중국은 7월 신항 완공에 이어 올해 말 최초의 해외 군사기지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진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이 다목적 복합항구로 건설하고 있는 동아프리카 지부티의 도랄레 항. 중국은 7월 신항 완공에 이어 올해 말 최초의 해외 군사기지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진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홍해와 아덴 만을 잇는 동아프리카 소국 지부티의 도랄레 항구.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이 항구 인근에는 올해 말부터 중국 최초의 해외 군사기지가 가동된다. 인도양에서 활동하는 중국 해군 전함을 지원하는 수송기지 역할을 하기 위해 해병대와 특수부대 병력 4000여 명이 주둔할 예정이다. 중국이 현재 2만 명 수준인 해병대를 10만 명으로 늘리기로 함에 따라 지부티에도 해병대 병력이 증강 배치되는 것이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5년 5억9000만 달러(약 6734억 원)를 들여 도랄레 항구의 10년 사용권을 따낸 중국은 이 기지를 해군 전함의 출입이 가능한 복합항으로 확대하는 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공사에 참여한 중국인 엔지니어 장모 씨는 “미군 일본군 프랑스군의 전투기가 항구 위를 자주 비행한다”고 말했다. 불과 10km 떨어진 곳에 미군 아프리카사령부(AFRICOM)가 관장하는 미군 기지와 일본 자위대의 유일한 해외 군사기지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부티 기지가 소말리아 해적 퇴치 등 유엔 평화유지군 임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SCMP는 지부티 기지가 급증하는 중국의 대(對)아프리카 경제 투자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지의 목적이 중국의 국익 확장과 해군력 확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인구 100만 명이 안 되는 작은 나라 지부티에 항구, 쇼핑몰, 도로, 공항, 전기열차, 송수로 건설 등 각종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SCMP는 중국의 투자 붐이 동아프리카 소국의 얼굴을 바꾸고 있다고 표현했다.

인도양과 홍해를 잇는 길목에 있는 지부티는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세계 해양패권 전략의 중요 거점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트레이드마크인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 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핵심 연결고리도 된다. 홍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를 지나면 곧바로 지중해로 이어진다. 아시아에서 중동과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 지부티인 것이다. 중국 함정들이 지부티 기지를 근거지로 이 지역 바다를 휘젓고 다닌다면 아시아 중동 유럽을 잇는 바닷길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세계 무역을 주도하겠다는 게 중국의 구상이다.

중국의 해양패권 전략은 ‘진주목걸이’라고 불린다. 남중국해-믈라카 해협-벵골 만-아라비아 해-홍해로 이어지는 해양 실크로드 요충지에 군사기지와 항구 사용권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를 연결하면 목걸이 모양을 닮았다. 중국은 지부티뿐만 아니라 올해 1월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을 99년간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또한 지난해 11월 파키스탄 과다르 항의 43년 운영권을 따냈다.

SCMP는 중국이 해양 슈퍼파워(초강대국)가 되려는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15년 국방백서에서 ‘해양군사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륙이 해양보다 중요하다는 전통적인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공격적인 해양패권 움직임에 미국과 일본은 긴장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중국의 지부티 기지가 미군 기지와 너무 가까워 미군이 아라비아 반도와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진행 중인 대테러 작전의 주도권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본은 중국에 대응해 올해 지부티 군사 기지를 확장하기로 했다. 세계의 바다 지배권을 둘러싼 미중의 해양패권 경쟁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중국#아프리카#해외 군사기지#해병대#해군력#지부티#도랄레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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