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구 마음 꼭 얻겠다”… 보수 심장부터 찾아 지지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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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유세 시작, 민주 대선후보론 처음

“영호남 모두 박수치는 승리를”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대구 
경북대 북문에서 연설을 마치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뻗어 답례를 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대구 방문에 이어 대전, 수원, 
서울까지 전국을 누비며 700km를 이동했다. 대구=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영호남 모두 박수치는 승리를”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대구 경북대 북문에서 연설을 마치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뻗어 답례를 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대구 방문에 이어 대전, 수원, 서울까지 전국을 누비며 700km를 이동했다. 대구=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푸른색 넥타이에 남색 양복을 입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9시경 봄비를 맞으며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기념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광장에 모인 500여 명의 인파는 번갈아 “문재인!” “대통령!”을 외쳤다. 2·28의거는 1960년 3·15총선을 앞두고 학생들이 야당 유세에 못 가도록 휴일 등교를 지시한 학교에 맞서 학생들이 항거한 시위다. 기념탑 앞에선 김부겸 의원과 권기홍 전 노동부 장관,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이강철 전 대통령정무특별보좌관,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등이 문 후보를 맞았다. 문 후보는 공원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과 차례로 인사하고 기념탑 앞에서 묵념한 후 헌화를 했다.

이날 문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영호남을 뛰어넘어 전국에서 지지를 받는 ‘국민 통합 대통령’을 다짐하기 위한 행보다.



문 후보의 첫 거리 유세는 오전 11시경 대구 북구 경북대 앞에서 이뤄졌다. “문재인!” “문재인!” 연호를 받으며 연단에 오른 문 후보는 “저 문재인, 반드시 대구의 마음을 얻겠다. 정권 교체의 문을 대구에서 열겠다. 통합의 문을 대구에서 열겠다. 그 간절한 마음으로 이곳 대구에 달려왔다”고 외쳤다. 특전사 후배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이 연단에 올라 같은 특전사 출신인 문 후보에게 특전사의 상징인 베레모를 씌워 주자, 문 후보는 시민들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문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이기는 것 외에 간절한 소망이 있다”며 “대구 대통령, 부산 대통령, 광주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대통령이 되고 싶다. 대구도 웃고 부산도 웃고 광주도 웃고 그렇게 전국이 웃다 보면 국민 통합, 저절로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0여 분 동안의 거리 유세를 마무리하며 문 후보는 대구 시민들에게 구호를 함께 외쳐 달라고 요청했다. 문 후보는 “대구가 일어서면∼ 역사가 바뀐다. 대구가 일어서면∼ 대구가 디비진다”를 선창했고, 시민들은 이를 따라 외쳤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6시경 부인 김정숙 씨가 차려준 국에 밥을 말아 후루룩 먹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섰다.

유세 첫날 문 후보의 핵심 메시지는 ‘통합’과 ‘일자리’였다. 이날 기념탑 참배에 이어 오전 9시 50분경 대구 성서공단을 방문해 ‘일자리 100일 플랜’ 공약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취임 직후 13대 일자리 과제를 발표한 뒤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마련해 직접 매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대구→대전→수원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약 700km에 걸친 강행군이었다.

문 후보는 광주에서 첫 거리 유세를 마친 당 지도부와 대전에 모여 국민주권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을 치렀다. 문 후보는 대전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유세에서 “왜 수도가 꼭 하나여야 하는가”라며 “경제 수도 서울, 해양 수도 부산, 문화 수도 광주, 과학 수도 대전, 행정 수도 세종이 있으면 우리 대한민국이 더 행복해지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다시 열차로 수원을 거쳐 서울로 이동한 문 후보는 1만5000여 명이 운집한 광화문광장 유세에서 “소통의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 대통령은 국민 속에 있겠다”고 호소했다. 유세 직후 문 후보는 제주로 가려던 일정을 바꿔 전날 경기 양평에서 민주당 유세차량과 부딪혀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가 안치된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후보는 “당 차원에서 공당으로 책임질 일이 있다면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구·대전·수원=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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