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언론 “北 핵실험땐 원유공급 중단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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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도발경고 한목소리… 北中 국경지대 軍대비령 정황도
日언론 “美 군사행동 사전협의 약속”… 칼빈슨함-자위대 공동훈련 추진

중국은 정부는 물론 관영언론,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북한의 도발 자제를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2일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면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뺨을 때리는 것이자 중국에도 전략적 위협을 가하는 것이어서 중국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북 원유 중단 등을 경고했다.

왕성(王生) 지린(吉林)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북한이 핵실험으로 도발하면 중국이 북한에 식량 공급 축소와 원유 공급 중단 조치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랴오닝(遼寧) 사회과학원 뤼차오(呂超) 연구원도 “석유 공급 차단과 중국 금융기관을 통한 북한의 외화 차단도 여러 가지 선택지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관영 언론이나 중국 학자들은 지금까지 북한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원유 공급 중단 등을 제재 수단에 포함시키자는 미국의 주장을 반대해 왔다. 미국과 북한이 ‘마지노선을 넘어서려 한다’는 위기감이 확대되면서 북한 말리기에 나선 것이다.

북-중 국경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홍콩 핑궈(빈果)일보는 12일 중국 인권운동 단체를 인용해 “인민해방군 북부 전구(戰區)가 11일 4급 전시대비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4급 대비령은 4개 단계 중 최하위 단계로 주변 지역에 이상이 생길 경우 긴급 투입을 준비하는 것이다. 홍콩과 일본 언론은 북-중 변경지대에 중국군이 증강 배치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라 내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 정부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미일 고위 관료 협의에서 “중국의 대응에 따라서는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Strike)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미국 고위 관료는 이런 방침을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달할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에의 압력을 강화하든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든지 2개의 선택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을) 공격하면 일본이 한국과 함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는 것.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미국이 북한 핵 및 미사일 문제가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도 나설 것이며 이럴 경우 일본 정부는 사전에 일본과 협의해 달라고 요구했고, 미국이 이를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한반도 주변으로 이동 중인 미국 핵 항공모함 칼빈슨과 해상자위대의 연합 훈련을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12일 전했다. 훈련 장소로는 동중국해와 규슈(九州) 서쪽 해역이 검토되고 있으며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을 강력히 견제하는 게 목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중국#북핵#원유공급#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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