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 바쳐 나라 구할 것”… 의원직 사퇴 배수진 친 안철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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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출신 대통령 우려에 “난 MB와 다른 사람”… “청년희망 짓밟는 입학-병역-취업비리 근절”
국민의당 박지원-손학규 ‘투톱’ 선대위 출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5일 대선 후보로 등록하면서 의원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5·9대선에 모든 것을 걸기 위해 기득권은 포기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이다.

안 후보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의원직 사퇴에 대해 “너무 당연한 것 아니냐”며 “제 모든 것을 다 바쳐서 꼭 우리나라를 구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의원직 사퇴는 2012년 대선 당시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차별화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안 후보가 “(사퇴가) 너무 당연하다”고 강조한 것은 ‘나는 말한 것을 책임지는 정치를 해왔다’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안 후보는 청년들에게 미래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주력하면서 청년층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갔다. 안 후보는 이날 고려대에서 ‘4차 산업혁명과 청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청년들의 희망을 완전히 짓밟는 3대 비리가 입학비리, 병역비리, 취업비리다. 그걸 뿌리째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처럼 기업가 출신 대통령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한 학생의 질문에 “제 리더십은 독선적 리더십과 완전 다르다”며 “일반적인 최고경영자(CEO), 이 전 대통령 같은 사람하고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또 “계파 정치의 말로는 거의 100%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로 귀결되지만 난 그런 사람 아니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당은 안 후보의 ‘국민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하며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전환했다. 선대위는 박지원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투 톱 체제’로 운영된다. 공동선대위원장은 천정배 전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정동영 의원, 박주선 국회부의장 등 당내 인사와 지난해 4·13총선 당시 비례대표추천위원장을 지낸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와 김진화 한국비트코인거래소 코빗 이사가 맡았다. 총괄선대본부장에는 장병완 의원이 임명됐다.

그러나 선대위 구성을 놓고 당내 논란도 있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병호 최고위원은 회의 공개석상에서 “지금은 구시대를 접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국민혁명 중”이라며 “박 대표는 선대위에 참여하지 말고 백의종군해 달라”고 요구했다.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측으로부터 ‘안철수의 상왕’이라는 견제를 받고 있는 박 대표가 안 후보의 대선 행보에 부담이 된다는 취지였지만 이 같은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안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씨가 KAIST와 서울대 교수로 채용될 당시 안 후보와 함께 ‘1+1’로 특혜 채용된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다”며 “김 씨는 서울대·KAIST 채용 계획이 수립도 되기 전에 이미 채용지원서와 관련된 서류를 작성해 놓았다”고 주장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김 씨가 지원했던 서울대 의과대학 전임교수 특별채용 계획은 2011년 4월 19일 수립됐다. 하지만 김 씨가 서울대에 제출한 채용지원서에 기재된 지원 날짜는 20일 전인 3월 30일로 돼 있다.

국민의당 김재두 대변인은 “국정감사에서도 김 씨의 교수 채용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지 오래”라고 반박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성진 기자
#안철수#대선#의원직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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