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인생 시작부터 끝까지 ‘트리플 악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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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에 맞선 아사다의 필살기… “미완성” 오명에도 끝내 포기 안해

“그녀는 트리플 악셀과 동거했다.”

일본 현지 언론은 아사다 마오의 은퇴 소식을 전하면서 일제히 아사다와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을 동일한 존재로 표현했다. 그만큼 아사다의 피겨 인생 시작과 마지막은 트리플 악셀로 요약될 만하다.

피겨 여자 선수 중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토 미도리는 아사다의 유일한 롤 모델이었다. 145cm의 키로 3바퀴 반 점프를 자유자재로 성공시킨 이토의 영상을 접한 ‘초등학생’ 아사다는 그때부터 홀린 듯 무작정 이토를 따라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토를 지도한 ‘일본 피겨의 대모’ 야마다 마치코 코치와 인연이 돼 꿈에 그리던 트리플 악셀을 사사했다.

빙판에 수없이 넘어지며 터득한 트리플 악셀은 아사다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주니어 때부터 라이벌이던 ‘피겨 여왕’ 김연아를 확실히 꺾을 무기였다. 하지만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트리플 악셀을 100% 소화하지 못하고 연거푸 김연아에게 밀려 큰 충격을 받았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자신의 트리플 악셀 앞에 ‘미완성’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지만 아사다는 쉽게 포기하지 못했다. 2011년 간경변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마사코 교코 씨가 가장 예쁘다고 응원해준 점프라 더욱 집착했다. ‘트리플 악셀에 왜 목을 매느냐’는 공격적인 질문에 수없이 시달렸고, ‘꽈배기 악셀’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들었지만 그럴 때마다 “이 점프가 있기 때문에 내가 존재한다”는 신념으로 버텨냈다.

하지만 은퇴 선언과 함께 아사다의 도약도 미완성으로 남게 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아사다 마오#김연아#트리플 악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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