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전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 오롯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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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교회 건립… 파이프오르간 국내 기술로 재현

경기 양평군의 복합기독교 문화공간인 ‘더블유 스토리(W Story)’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교회’(사진)가 건립됐다.

신앙을 통한 가정회복 운동을 전개해온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59)는 10일 “500년 전 마르틴 루터에게서 비롯된 종교개혁 정신을 이 시대에 되새겨 보자는 의미에서 뜻있는 분들과 힘을 합쳐 기념교회를 세우게 됐다”며 “부활절인 16일 봉헌예배를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축가 박민철이 설계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교회는 연면적 2000여 m²의 3층 규모 건물이다. 흰색 외벽에는 하늘나라에서 예수가 아이들과 강강술래를 하며 뛰노는 모습을 부조로 새겼다. 교회 밖에는 천사상 8개가 합창하는 모습을 이루고 있다. 교회 안에는 12마리의 물고기가 헤엄치는 듯한 형상으로 곡선미를 살린 4.5m 높이의 십자가상을 세웠다. 송 목사는 “해가 질 무렵이면 창문을 통해 들어온 빛에 의해 마치 ‘섀도 아트’처럼 흰 콘크리트 벽면에 십자가 형상을 드리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루터 시대의 파이프오르간을 재현해 설치하는 작업도 국내 기술로 구현됐다.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가 제작한 이 파이프오르간은 366개의 파이프로 구성됐으며 폭 3m, 높이 4.5m로 무게만 2t에 이른다. 송 목사는 “파이프오르간은 신자 개개인이 제사장이라는 루터의 만인제사장설을 뒷받침하는 표현수단으로서 평등사상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송 목사는 그동안 특정한 한 교회의 담임목사를 맡는 대신 ‘가정사역’을 내세워 비정부기구(NGO) ‘하이패밀리’를 만들어 활동해왔다. 이 교회는 송 목사의 모교인 고려신학대학원 38회 동기들이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교회’ 공동 개척을 결의하고 지원했다.

송 목사는 “종교개혁가들이 당시 발견한 세계관은 일상, 가정, 직업의 거룩함이었는데 물신주의에 무릎을 꿇은 듯한 지금의 교회 모습은 또 하나의 면죄부 판매인 셈”이라며 “삶과 신앙의 괴리를 극복하고 통일시대를 앞당기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마르틴 루터#종교개혁#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교회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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