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 변형… 현위치 거치뒤 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선조위 “선수-선미 휘어져”… 추가 손상 막기 위해 이동 않기로
국내 이동장비 업체 7곳 “힘 모으자”… 임대료 안따지고 흔쾌히 작업 완수


육상으로 이송된 세월호의 완전 거치는 11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전남 목포신항 부두 한쪽 끝에 거치될 계획이었으나 예상보다 선체의 변형이 심각해 현 위치에 그대로 거치된다.

10일 해양수산부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세월호에서 휘어짐 등 선체 변형이 발견됐다. 추가 손상을 막기 위해 현 위치에 배를 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다에서 40m 떨어진 곳이다. 해수부는 이날 곳곳에서 선체나 내부 시설이 뒤틀리거나 휘어진 것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손상 부위 파악에 나섰다. 이런 현상이 침몰 과정 또는 인양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세월호는 옆으로 누운 상태다. 선수에 비해 선미 쪽 기울기가 더 심하다. 선수와 선미의 기울기 차는 멀리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이날 부두에서는 세월호를 거치하기 위한 받침대 설치가 이뤄졌다. 이곳에 세월호를 거치하는 작업은 11일 오전 진행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최종 거치까지 모든 인양 과정이 마무리된다. 세월호가 침몰했던 전남 진도군 바다의 수중 수색도 진행 중이다.

세월호 선체가 받침목 위에 오르고 모듈 트랜스포터가 모두 이상 없이 빠져나가면 인양은 최종 성공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월호 육상 이송은 업계에서도 초유의 일로 평가받는다. 특히 모듈 트랜스포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장비의 투입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현장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 있는 동원 가능한 모듈 트랜스포터는 모두 목포신항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에 모듈 트랜스포터를 투입한 업체는 동방 등 모두 7곳이다. 업체들은 주로 항만이나 조선업 현장에서 초대형 화물을 운송하는 장비 등을 운용하고 있다.

비용은 업계의 평균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투입된 모듈 트랜스포터 임차비(480대 기준)는 하루 약 6억 원 수준. 업계 관계자들은 “통상적으로 8억∼10억 원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작업이 예상보다 3일가량 지체되면서 추가로 기회비용이 발생해 7개 업체가 본 손해는 모두 2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모듈 트랜스포터 임대업체 중 한 곳인 광진통운 김문식 대표(62·울산항만물류협회장)는 일주일간 울산 본사를 떠나 목포신항에 머물며 세월호의 육상 이동 현장을 챙겼다. 이동 막바지인 이날도 그는 현장 관계자들과 함께 선체 이동과 거치 작업 상황을 살폈다. 김 대표는 이번 작업을 위해 울산 지역의 한 증축 공사장과 맺었던 4억∼5억 원 규모의 계약 일부를 취소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미수습자 가족을 생각하니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작업 도중 세월호의 무게 중심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등 힘든 일도 있었지만 큰 사고 없이 작업을 마쳐 다행”이라고 말했다.

권기범 kaki@donga.com / 목포=황성호 기자
#세월호#선체#거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