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사드정권 사라질 때까지 정치적 해법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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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시리아 충돌’ 위기 고조
트럼프 “필요하다면 추가 행동”… 러, 군함 이동 무력시위 맞불
시리아 반군지역 폭격도 계속
美-러, 물밑접촉 통한 대화 모색도… 틸러슨 11일 러 방문이 분수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시리아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며 러시아를 향한 압박을 이어 나갔다. 러시아도 군함을 시리아 해안으로 이동시키며 맞불을 놓았다. 긴장은 높아지지만 물밑에선 대화를 통한 해법 모색도 시작됐다. 중국은 미-러 갈등으로 러시아와의 전통적인 유대가 강화될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오린 해치 상원의장 대행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은 필요하고 적절하다면 중요한 국익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추가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전쟁권한법에 따라 대통령은 군사 행동을 개시한 지 48시간 안에 이유를 의회에 설명해야 한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의 위대한 군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시리아 공격에서 매우 잘했다(so well)”고 치하하기도 했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축출될 때까지 정치적인 해법은 없으며 그와 함께 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옵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사드 정권의 퇴출이 최종 목표이며 시리아 공격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를 분명히 한 것이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 정부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을 사전에 알았거나 공모한 혐의가 있는지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시리아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는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이어 나갔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크루즈 미사일로 무장한 함정을 시리아 해안으로 이동시키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러시아 국영 미디어들은 최소 6척의 군함이 이동했으며 여기에는 시리아 공군기지를 향해 발사했던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에 대항한 칼리브르 크루즈 미사일이 탑재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반군을 향한 폭격도 이어졌다. 시리아 반군이 장악 중인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 우룸알조즈에서 8일 공습이 진행돼 민간인 18명 이상이 숨졌다고 시리아 인권관측소가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떨어뜨려 미국의 공습을 야기한 지역 인근이다. 시리아 인권관측소 관계자는 “공습 주체는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는 러시아 폭격기로 보인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8일 0시부터 시리아 영공에서의 전투기 충돌을 피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와 설치했던 통신 핫라인을 차단하며 압박수위도 높였다.

그러나 직접적인 충돌을 막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물밑 움직임도 시작됐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8일 전화통화에서 서로를 비판하면서도 계속 접촉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측에 먼저 전화를 요청한 틸러슨 장관은 미국 방송 CBS에 출연해 “이슬람국가(IS) 격퇴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대시리아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리아 정부군 공습으로 러시아, 시리아 정부군과 함께 구축했던 대IS 전선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발언이다. 미군은 8일 IS 수도 락까 인근에도 폭격을 퍼부었다.

분수령은 11일 틸러슨 장관의 러시아 방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0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주변국들과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다.

파리=동정민 ditto@donga.com / 워싱턴=이승헌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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