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김용환 자유한국당 상임고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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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이끈 재무관료… DJP 단일화 협상 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원로자문 그룹인 ‘7인회’ 좌장을 지낸 김용환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사진)이 7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1932년 충남 보령시에서 태어난 김 상임고문은 박정희 정부의 경제 정책을 지휘한 경제 전문가다. 공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고시행정과에 합격한 고인은 34세에 재무부 이재국장에 발탁됐고 이후 재무부 차관, 대통령 경제담당 특별보좌관을 거쳐 1973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이듬해인 1974년부터 4년간 재무부 장관을 맡아 산업화를 통한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7년 신민주공화당 정책위의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김 상임고문은 이듬해 제13대 총선에서 충남 대천-보령에서 당선된 뒤 같은 지역에서 내리 4선을 했으며 민주자유당 정책위의장, 자유민주연합 사무총장과 부총재를 지냈다.

탁월한 기획력으로 정치권의 ‘꾀주머니’로 불리던 그는 1997년 대선에서는 DJP 후보 단일화 협상을 주도했다. 그러나 집권 이후 김종필(JP) 전 총리가 내각제 개헌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자 1999년 자민련을 탈당하고 한국신당을 창당했다. 이후 한나라당에 입당해 2002년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도왔다. 당시 이 후보가 JP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왔지만 “그러려면 나를 밟고 가라”고 반발해 연대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2012년 대선에선 ‘7인회’ 좌장 역할로 박 전 대통령 부녀 2대를 모두 보좌했다. 하지만 ‘7인회’가 막후 실세로 비치자 박 전 대통령이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 직후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이제 최태민의 그림자를 지우고 정윤회 씨를 멀리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하자 박 전 대통령이 “이런 말씀 하시려고 저를 지지하셨느냐”며 외면한 것이 마지막 만남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소식을 듣고는 “거봐. 내 말을 안 들어서 그렇게 됐잖아”라며 탄식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10일 오전 8시. 유족으로는 부인 나춘구 여사와 기주 기영 씨 등 2남이 있다. 02-2072-2091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용환#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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