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철수, 反文 넘어 ‘미래’ 어떻게 채울 것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7일 00시 00분


코멘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어제 관훈토론회에서 “정치의 판을 정치인이 만드는 시대는 지났다”며 “역사의 흐름과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고 끝까지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정치세력과의 연대에 연연하지 않고 독자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이다. 5·9대선의 본선 진용이 구축되자마자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데 따른 자신감이 묻어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가파른 상승세에 올라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강(兩强)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히 태풍급 ‘안철수 현상’이라 할 만하다. 이런 안풍(安風)은 당 안팎의 연대론 압박에도 꿋꿋이 자강(自强)의 길을 걸은 안 후보의 뚝심이 토대가 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안풍이 일약 태풍급으로 발전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 이후 갈 곳 잃은 보수·중도층의 표심 이동이 그 원동력이었음도 부정하기 어렵다.

안 후보도 급상승한 지지율을 “선물이 아니라 숙제”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미래’ ‘안보’ ‘자수성가’ 등을 자신의 강점이자 브랜드로 내세웠다. 하지만 그가 밝힌 ‘미래’가 구체적인 액션플랜이나 성과로 나타난 것은 없다. 그의 ‘안보’에도 아직 보수층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안 후보는 ‘미래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고 책임질 것인지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당장 안 후보가 집권하면 소수당(현 40석)인 국민의당으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해 나갈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 후보는 “지금은 누가 돼도 여소야대(與小野大)”라며 다른 당 의원을 한 명 한 명 직접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런 설득의 리더십만으로 안정된 국정 운영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협치(協治)의 구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안 후보는 섀도캐비닛(예비내각)을 밝히는 것에 대해서도 집권 이후 협치의 틀을 갖추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반대했지만 ‘가상의 드림팀’이라도 내놓을 수는 없는지 궁금하다.

안보에 대한 신뢰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안 후보는 “안보는 기본 중의 기본, 근간”이라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찬성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국민의당의 반대 당론에 대해서도 “제 생각대로 설득해 한 방향으로 가겠다”고 한 만큼 가급적 빨리 당론 변경을 끌어내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문재인 더불어민주당#2017 대선#사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