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이 만든 2kg 위성, 미지의 저궤도 우주탐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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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팀 소형위성 발사 앞둬… 직접 위성 설계-제작 값진 경험
ESA 프로젝트 투입돼 정보 수집

“20대의 열정을 링크(LINK) 개발에 바쳤습니다. 2kg짜리 큐브위성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고도 400km 이하 저궤도 우주의 비밀을 풀 열쇠가 될 겁니다.”

KAIST 아스트리스 팀의 임이랑 나윤주 김종법 씨가 지난해 8월 네덜란드 발사중개업체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이곳에서 최종 확인을 마친 인공위성 ‘링크’는 곧 우주로 발사될 미국의 애틀러스 5호에 실려 있다. KAIST 항공우주시스템 및 제어 연구실 제공
KAIST 아스트리스 팀의 임이랑 나윤주 김종법 씨가 지난해 8월 네덜란드 발사중개업체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이곳에서 최종 확인을 마친 인공위성 ‘링크’는 곧 우주로 발사될 미국의 애틀러스 5호에 실려 있다. KAIST 항공우주시스템 및 제어 연구실 제공

임이랑 씨(32·여·KAIST 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는 2012년 항공우주연구원이 개최한 국내 첫 큐브위성 경연대회의 최종 선발팀 ‘아스트리스(ASTRIS)’의 팀장이다. 지난주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만난 그는 “요즘 긴장감으로 밤잠을 설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아스트리스가 만든 큐브위성 ‘링크’가 미국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의 로켓 아틀라스 5호에 실려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발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큐브위성 경연대회 수상 위성 6개 중 링크를 제외한 5개는 6월 미국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에 실려 우주로 떠난다.

무게 10kg 이하 ‘나노위성’ 중 모양이 정육면체인 위성을 큐브위성이라 부른다.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10cm인 정육면체를 1유닛(unit)이라 하는데, 링크는 이를 2개 이어 붙인 2유닛으로 무게는 약 2kg이다.

같은 팀 나윤주 씨(34·여)는 “직접 위성을 설계하고 제작해 우주까지 보내본 것만으로 값진 경험이지만 혹시 링크가 지상 교신에 실패해 지난날의 노력이 허무해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설렘보다 앞선다”고 말했다.

링크는 유럽우주국(ESA)의 주도로 저궤도 우주 환경을 조사하는 ‘QB50’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이들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한 뒤 로봇 팔을 이용해 우주 공간에 투입돼 저궤도 우주의 기상 및 입자 등 정보를 수집한다. 고도 300∼400km의 저궤도 지역은 아직 세밀한 조사가 이뤄진 적 없는 미지의 우주다. 저궤도까지 내려왔다 다시 본궤도로 올라가려면 연료 소모가 크기 때문에 대형 위성을 쓰긴 곤란하다. 지상에서 띄운 비행기로는 고도 15km, 우주 연구용 풍선을 써도 100km가 한계다.

정유연 연구원(32·박사후연구원)은 “링크는 초기고도 400km에서 투입돼 6개월간 점차적으로 저궤도로 내려오며 관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상과 최대한 오래 교신하며 더 낮은 궤도의 정보를 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2017년 큐브위성 경연대회’ 참가자를 모집한다.
 
대전=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kaist팀 소형위성 발사#임이랑#아스트리스#ast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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