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동의 안해”… 병사 지뢰제거작전 열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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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대대, 집으로 동의서 보내 2년간 60명중 8명 작전투입 빠져
“지나친 배려” 지적… 軍 “즉각 시정”

6·25전쟁 당시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 대대장이 병사들의 부모에게 동의를 받은 뒤 투입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밝혀져 군 기강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육군 등에 따르면 3군사령부 직할부대인 A공병단 B공병대대는 다음 달부터 약 두 달 동안 경기도 내 지뢰 제거 작전에 투입될 병사들을 지난달 선발했다. 이 대대 C중대 소속 병사 100여 명 중 병사의 희망 및 신체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30명을 우선 선발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대장 D 중령은 선발된 병사 부모에게 서신을 보냈다.


해당 서신에는 대략적인 작전 내용 및 병사들에 대한 안전 관리 계획과 함께 작전 투입 동의 여부를 묻는 항목이 포함돼 있었다. 서신을 받은 부모 중 27명은 동의한다고 회신했지만, 3명은 자녀의 안전 등을 이유로 동의하지 않았다. B공병대대는 다시 3명을 더 선발해 부모 동의를 받고 작전에 투입될 30명을 최종 선정했다. 이 대대는 지난해에도 같은 선발 과정을 거쳤는데 당시에는 5명이 동의하지 않아 재선발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군 기강이 심각하게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과의 전면전 발생 등 유사시 지뢰 매설 지역보다 더 위험한 적진에 뛰어들어 싸워야 하는 병사들의 작전 투입 동의 여부를 부모에게 물은 건 지나친 배려라는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육군은 “대대장이 부대 관리 차원에서 부모의 걱정을 덜어주고자 동의 여부를 물은 것이지 상급부대 차원의 지침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육군 관계자는 “정상적인 군사작전 투입 여부를 부모에게 묻는 건 적절치 않은 만큼 즉각 시정조치 했다”며 “향후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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