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만족도 1위 판사, 2위는 도선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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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입출항 돕는 도선사 국내 250명
억대 연봉… 선장들 최고 영예로 여겨
‘직업 대물림’ 권유 1위, 초등교 교장… 발전 가능성에선 물리학자 ‘최고’


‘당신의 직업을 자녀에게 권유하시겠습니까?’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6∼10월 직업만족도를 조사하기 위해 595개 직업 종사자 약 2만 명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 27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자녀에게 자신의 직업을 권유하겠다는 답변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직업은 초등학교 교장(교감)이었고 판사가 그 뒤를 이었다.

직업만족도 조사는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발전가능성 △급여만족도 △직업지속성 △근무조건 △사회적 평판 △수행직무만족도 등 6개 항목을 평가했다. 올해는 사회적 평판 항목에 당신의 직업을 자녀에게 권유할지를 묻는 질문을 새로 추가했다.

6개 항목을 합산한 전체 만족도는 판사가 가장 높았다. 반면 검사의 직업만족도는 37위였다. 김한준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판사가 검사보다 정년이 길고 복리후생이 더 좋은 편이다. 직무에 대한 만족도에서도 크게 차이가 났다”고 설명했다. 법원조직법과 검찰청법에 따르면 판사 정년은 65세로 검사(63세)보다 2년 길다. 검찰총장 정년은 65세지만 대법원장, 대법관은 이보다 5년 더 일할 수 있다.

전체 직업만족도 2위는 도선사였다. 도선사는 항구에 선박이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전문직이다. 이르면 30일 세월호 선체를 싣고 목포신항으로 출발하는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말린호에도 도선사가 탑승할 예정이다. 바닷속 지형과 뱃길을 훤히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6000t급 이상 선박의 선장으로 5년 이상 승선한 경력이 있어야만 정부의 도선사 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연간 선발인원은 10명 내외이며 시험도 매우 까다롭다. 국내 도선사는 250여 명에 불과하고 평균 연봉도 1억1837만 원(2014년 기준)으로 높다. 이는 기업 고위 임원, 항공기 조종사 다음으로 많다. 김 연구위원은 “도선사는 선장들 사이에서 ‘훈장’으로 불릴 만큼 최고의 영예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장(교감)과 초등학교 교사의 전체 만족도는 각각 6위와 17위였다. 반면 중고교 교장(교감)의 직업만족도는 26위로 20계단 낮았다. 중고교 교사는 29위에 그쳤다. 고교, 대학 진학 지도에 따른 부담이 만족도를 낮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의료인 중엔 한의사의 직업만족도(7위)가 가장 높았다. 전문의 자격을 따지 않은 일반 의사는 21위, 전문의는 27위, 치과의사는 54위다. 과거보다 한의원을 찾는 환자가 줄면서 한의원 전반이 침체에 빠진 요즘 상황과 대조적인 결과다. 김 연구위원은 “한의사가 의사보다 업무 강도가 낮고 주관적으로 느끼는 만족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목사(3위), 신부(22위) 등 종교인의 직업만족도도 대체로 높았다. 이 밖에 향후 전망이 밝은 직업(발전가능성)으로는 물리학, 지리학, 연료전지 연구자가 1∼3위를 차지했다. 급여만족도가 높은 직업으로는 전기감리기술자, 도선사, 외환딜러가 꼽혔다.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일할 수 있는 직업은 시인, 목사, 물리학 연구원 등의 순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직업 만족도#판사#도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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