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스트 vs 뉴욕파’ 백악관 권력 힘겨루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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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버스-배넌 ‘정치적 동맹’… 공화당 포퓰리스트파가 일단 우세
‘중도온건 노선 주장’ 파월-콘… 경제정책 중심으로 반격 노려

“미스터 프레지던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관람하십시오.”

“아닙니다.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 탄생 250주년 참배행사에 가셔야 합니다.”

15일 두 행사가 겹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놓고 백악관 내 두 세력이 맞붙었다. 공화당 포퓰리스트와 뉴욕 출신 중도온건파가 그들이다. 트럼프가 잭슨 전 대통령 참배행사에 간 것은 두 세력 간 권력 차이를 보여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 보도했다. 결론은 공화당 포퓰리스트의 승리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대표적인 ‘포퓰리스트파’에 속한다. 이들은 대통령의 작은 일정들을 관리하며, 국가안보부터 기후정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정책에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

뉴욕 출신 중도온건파는 디나 파월 백악관 경제담당 선임고문과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대표적이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파월 선임고문은 최근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직에 임명되며 힘을 과시했다. 역시 골드만삭스 출신인 콘 위원장은 ‘경제민족주의’를 주장하는 포퓰리스트에 맞서 자유무역과 국제주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백악관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WP는 포퓰리스트파가 힘을 쥘 수 있었던 요인으로 프리버스와 배넌의 ‘정치적 동맹’을 꼽았다. 취임 초기 세간의 관심은 두 사람 중 누가 권력의 우위를 점할 것인지에 쏠렸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경쟁하는 대신 손을 잡음으로써 뉴욕 출신 중도온건파로부터 자신들의 입지를 지켜냈다.

뉴욕 출신 중도온건파들은 트럼프의 경제정책을 장악하기 위해 산업계 인사들과 비밀 모임을 하며 끈끈한 관계를 다지고 있다. WP는 “맨해튼 출신 엘리트들이 앞으로 백악관 내 입지를 강화해 트럼프 메시지에 얼마나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유엔 주재 캐나다 대표부는 자국 작가가 쓴 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를 미-캐나다 양국 정상이 함께 관람하면 좋겠다며 백악관에 초청장을 보내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가 트뤼도 총리와 함께 뮤지컬을 봤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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