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부산 북항 2019년 재개발… 제2의 도약 이끌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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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석 부산 동구청장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은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를 둘러싼 갈등 현안에 슬기롭게 대처한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 구청장은 “주민에게 희망을 주는 행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동구 제공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은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를 둘러싼 갈등 현안에 슬기롭게 대처한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 구청장은 “주민에게 희망을 주는 행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동구 제공
일본영사관이 위치한 부산 동구는 최근 몇 개월간 전국적 관심의 중심에 있었다. 시민들이 기습적으로 영사관 길 건너에 세운 ‘평화의 소녀상’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동구가 소녀상을 철거하려는 과정에서 시민단체 측과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동구의 처사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고 구청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한일 정부 간 외교 문제는 여전히 남았지만 동구와 시민단체의 갈등은 수그러들었다. 동구는 법적으로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이 소녀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구상을 철회했다. 박삼석 동구청장(67)이 소녀상 묵인을 넘어 직접 관리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박 구청장은 최근 동아일보와 만나 “아직 생존해 계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있고, 소녀상 설치는 시대적 요구 사항”이라며 “이 문제는 한일 정부가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8일 일본대사관 관계자 등과의 면담에서 “소녀상의 이전, 철거 문제는 현재 동구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녀상 문제로 직원들이 많은 고통을 받았다. 그들은 공무원으로서 법과 원칙을 지키려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구청장으로서 소녀상을 그대로 두고 그 앞에서 절까지 한 것이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은 행동이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그러나 내년 구청장 선거 재선을 의식해 과한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동구 직원은 빗발치는 항의를 받아내다 대인기피증까지 겪었다고 한다. 박 구청장 역시 이 문제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을 때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박 구청장은 “동구가 소녀상 문제로 관심을 끌긴 했지만 더 주목받아야 할 현안이 많다”며 화제를 전환했다. 그는 바로 부산항 북항 재개발 사업을 꺼냈다. 현재 8조5000억 원이 투입된 재개발 사업은 이르면 2019년 1단계 사업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부산항 신항 개장으로 옛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북항을 친수(親水) 공간으로 조성해 국제 해양관광 거점으로 변신시킨다는 구상이다. 그는 “동구의 원도심 기능을 회복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국책사업”이라며 “동구가 국제적인 해양관광과 문화거점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단계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동구는 북항 재개발 사업과 연계해 상반기부터 1300억 원을 투입해 분류식 하수관로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초량천 생태하천 복원사업도 하고 있다.

동구는 6·25전쟁 때 피란민이 지은 판자촌이 상당수 남은 낙후 지역이다. 특히 1970, 80년대 부산 경제를 이끌었던 신발산업이 사양길을 걸으며 쇠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구의원, 시의원 등을 거치며 20여 년간 동구에서 선출직 공무원 생활을 한 박 구청장은 “2014년 취임 이후 동구의 ‘제2의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초량동 168계단 모노레일 설치를 통한 산복도로 주거 개선, 고용노동부 선정 전국 일자리공시제 특별상 수상, 여성친화도시 선정, 초량 이바구길 관광명소화, 글로벌 영어체험도서관 건립 등을 주요 성과로 내세운다.

박 구청장은 “주민의 삶을 개선했고 신뢰받는 행정을 확대했다고 자부한다. 남은 임기 역시 주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행정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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