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는 한국 민주주의에 감명… 평창올림픽도 잘 치러낼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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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협력 최고책임자’ 펠르랭 前 佛장관, 조직위와 업무협약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을 평화롭고 이성적으로 해결한 한국의 민주주의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한국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창 겨울올림픽도 잘 치러 낼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계 입양인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본명 김종숙·44)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장관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펠르랭 전 장관은 “요즘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등 정치적 갈등이 많은데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펠르랭 전 장관은 1월 프랑스어권 국제기구(OIF)로부터 평창 올림픽 ‘프랑스어 협력 최고책임자(Grand T´emoin de la Francophonie)’로 임명됐다. 그는 프랑스어권 국가들에 평창 올림픽을 홍보하고, 영어와 함께 평창 올림픽의 공식 언어인 프랑스어가 대회에서 얼마나 활용되는지 점검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이날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맺었다.

펠르랭 전 장관은 “지난주에 평창을 방문했는데 지난해 4월에 방문했을 때와 비교해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의 700명이 넘는 인력이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브라질도 한국과 비슷한 상황(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이었지만 올림픽을 잘 치렀다”며 “제가 맡은 임무도 평창 올림픽이 잘 진행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펠르랭 전 장관은 평창 올림픽에서의 구체적인 임무에 대해서는 “특히 프랑스어 통·번역 분야 지원을 담당한다”면서 “홈페이지나 SNS, 수천 장의 안내 책자를 번역해야 하고, 올림픽 기간 10∼15명 규모의 통역사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임무는 결국 평창 올림픽이라는 대형 국제 행사를 매개로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화를 더욱 널리 알리는 것. 펠르랭 전 장관은 아울러 이달 20일 ‘국제 프랑코포니의 날’을 맞아 31일까지 한국 곳곳에서 관련 문화 행사가 열릴 예정이라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펠르랭 전 장관은 “케이팝의 유행으로 프랑스에서는 한국어가 바칼로레아(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으로 채택되고,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어보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아마도 한국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는 학생보다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펠르랭 전 장관은 지난해 초 공직을 떠나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을 유럽 시장에 진출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벤처투자회사 ‘코렐리아 펀드’를 설립했다. 그는 “한국 청년 기업가들의 야심 찬 도전을 언제나 환영한다”며 “이번 행사에도 청년들이 관심 있는 프랑스어권 만화, 음악, e스포츠 분야 인사를 초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프랑스어 협력 최고책임자#플뢰르 펠르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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