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50달러 붕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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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유 재고 크게 늘자 연일 하락… 블룸버그 “올해말 40달러선 머물듯”

국제유가가 미국발 원유 재고 급등 여파로 연일 하락하며 배럴당 50달러 선 아래로 추락했다. 지난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를 통해 유지되던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달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주일 동안 9% 추락했다.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국제유가는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 선 밑으로 떨어졌고, 다음 날에도 소폭 하락하며 배럴당 48.49달러까지 밀려났다. 같은 기간 북해산 브렌트유와 중동산 두바이유도 각각 8.1%, 5.5% 떨어졌다.

국제유가의 약세는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미국의 원유 재고량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820만 배럴 늘어났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4배 뛰어넘는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원유 증산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셰일오일 생산 속도를 수요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EIA는 보고서에서 “올해 생산량 증가세 전망치를 하루 10만 배럴에서 33만 배럴로, 수요 증가세는 하루 26만 배럴에서 21만 배럴로 조정한다”며 초과 공급 상태를 기정사실화했다.

원유 감산 합의를 통해 국제유가를 방어해 왔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에 발끈하고 나섰다.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국제에너지업계 회의(CERAweek)에서 “감산 합의에 무임승차해 생산량을 늘리는 행위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부터 시작될 OPEC의 감산 연장 합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OPEC과 OPEC 비회원국의 감산 합의는 올해 상반기(1∼6월)까지다. 블룸버그 등은 “올해 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제유가#배럴#50달러#원유 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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