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여파 닭고기값 역대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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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당 2690원… 작년보다 59% 올라
정부 “비축물량 1만2000t 방출”


올해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닭고기 산지 가격이 다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10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이달 6일 육계생계(소)의 시세는 kg당 269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2016년 3월 7일 기준 1690원) 대비 59.2% 올랐다. 이는 무더위로 닭들이 대거 폐사해 사상 최고가를 나타냈던 2016년 10월(kg당 2690원)과 같은 수준이다. 당시 육계 가격은 1987년 육계협회가 설립된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육계생계는 도축하기 전 살아있는 상태의 닭이다. 소비자들이 유통업체에서 사 먹는 닭고기의 소매가격은 육계생계가 도축, 가공, 유통되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붙어 형성된다. 이 때문에 산지 가격이 오르면 소매가격도 오른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0일 kg당 닭고기(중품)의 소매가격은 5713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1%, 한 달 사이 6.1% 상승했다.

닭고기 값이 금값이 된 것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AI 여파로 전국 1500여 개 육계 농가 중 절반 정도가 병아리 입식(새끼를 외부에서 들여와 기르는 것)을 못 했기 때문이다. 당시 AI 발생 농가로부터 반경 10km가 방역대로 설정되면서 상대적으로 AI 피해가 미미했던 육계 농가까지도 병아리 입식이 금지됐다. 또 예방 차원에서 육용 종계(번식용 닭) 농가에서도 도살처분이 이뤄지면서 통상 마리당 400∼500원 수준이던 병아리 가격이 800원까지로 올라, 재입식이 허용돼도 병아리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닭고기 상승세가 이어지면 닭고기 비축 물량 1만2000t을 방출하기로 했다. 생산자 단체 등에 가격 인상 자제도 요청했다.

또 AI가 발생해 수입이 중단된 미국 대신에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태국으로부터 달걀을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수입 금지가 해제될 예정인 덴마크에서 수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농장과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사재기 등을 막기 위한 특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손가인 gain@donga.com / 세종=박희창 기자
#ai#닭고기값#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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