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명의 프리킥]對北 압도적 군사력 구축할 기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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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명 논설위원
허문명 논설위원
한반도 하늘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김정은 핵 드라이브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미국 중국 일본이 모두 바빠졌다. 군비(軍備) 확대 도미노 현상이다.

미국은 군사력으로 중국을 포위, 압박하겠다는 정책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예산을 540억 달러 증액해 핵무기를 증강하고 낡은 무기를 신무기로 대체하며 중국의 남중국해 팽창을 막기 위해 해군 함대를 현재 275척에서 355척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한반도는 전쟁 상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기본이고 전술핵무기 한반도 재배치, 북핵 인프라 선제공격 등 모든 옵션(선택지)을 검토 중이다. 우리도 보다 적극적으로 전술핵무기는 물론이고 핵잠수함 건조, 미사일 사거리 연장, 플루토늄 재처리 권리 회복 등 모든 선택지를 놓고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

일본도 부산하다. 원폭 트라우마가 깊은 일본에서는 핵무기에 대한 부정적 민감도가 상상 이상이다. 이번에도 4발의 북한 미사일이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진 후 발칵 뒤집어졌다. ‘우리도 사드를’ 움직임에 속도가 붙었고 미사일 발사탐지 인공위성을 도입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차대전 패전국 일본의 국방전략은 방어 개념이다. 하지만 북의 미사일 발사로 공격형으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지스함과 최신예 잠수함들, 첩보위성들, 여기에 막강한 공군력이 결합된 공격 체계가 갖추어지면 자위대 공격력은 크게 증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유사시 경북 성주 사드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 배치를 속속 진행 중이다. 중국은 성주 사드기지에 배치되는 미사일 탐지용 X밴드 레이더가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항공기 이착륙과 둥펑(東風) 등 대륙간탄도미사일 같은 전략무기를 겨냥한 대(對)중국 군사용이라고 보고 있다. 3월 7일자 환추(環球)시보는 “중국도 한국 사드 부지를 겨냥한 전략적 무기를 배치하고 군사훈련을 해야 한다”며 “사드 덕분에 핵실험을 재개해도 주변국 이해를 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동북부 둥펑 미사일, 항공모함 랴오닝(遼寧)에 배치된 전폭기 및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성주 사드 공격 무기체계의 1단계를 이미 완성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격랑에 휘말릴 조짐이 보이면 좌표 설정을 잘해야 한다. 국제법상 한반도는 전쟁 상태다. 한미, 미일 상호방위조약 대(對) 조중(朝中) 상호방위조약이라는 대결 구도가 기본 틀이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교전 상대국이다. 안보에서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선택은 성립하지 않는다. 전쟁의 기본 방향은 ‘힘에는 힘으로’다. 트럼프 정부의 등장과 북핵 위협을 우리는 압도적 대북 군사력 강화의 전기로 활용해야 한다.

내부 분열은 재앙이다

긴장 격화는 파국을 막기 위한 대화의 필요도 증대시킨다. 조만간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4월 초 트럼프와 시진핑(習近平) 정상회담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한반도 전쟁을 막고 공존을 모색하기 위한 미중의 출구전략이 모색될 수 있다는 거다. 협상 주도권을 위해서라도 중국의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

내부 분열은 재앙이다. 강대국 협상에 우리 자신을 희생양으로 만들 뿐이다. 사드 배치가 주권 침해라거나 차기 정권으로 넘기라는 민주당 입장은 그런 점에서 국익에 결정적으로 해롭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김정은#백악관 국가안보회의#미일 상호방위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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