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스라엘을 최약체라 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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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도 꺾고 3전승 조 1위… 한국전 3이닝 퍼펙트 자이드
8회 구원등판해 승리 지켜내

조시 자이드
조시 자이드
4-2로 앞선 9회초.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진 조시 자이드(30·이스라엘)는 공 네 개로 두 타자를 각각 우익수 플라이,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순식간에 이닝을 지워 나간 그는 삼구삼진으로 마지막 타자를 잡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개막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3이닝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연장 10회 끝에 이스라엘 대표팀에 첫 승을 안겼던 자이드는 9일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또 한 번 2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3전 전승을 이끌었다.

동점 주자가 누상에 있던 8회 구원 등판한 무명의 마이너리거는 뉴욕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 디디 흐레호리위스(27)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네덜란드 헨즐리 묄런스 감독이 꼽은 ‘승리를 놓친 가장 결정적 순간’은 그의 작품이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마땅한 야구 국가대표팀이 없던 이스라엘은 자이드와 같은 유대계 미국인 마이너리거를 수소문해 겨우 팀을 꾸렸다. 자이드만 해도 데뷔 후 지금까지 9년간 메이저리그도 아닌 마이너리그에서 8개 팀을 전전했을 뿐이다.

하지만 쟁쟁한 메이저리거 하나 없이 이스라엘 대표팀은 한국, 대만에 이어 안드렐톤 시몬스(27·LA 에인절스), 산더르 보하르츠(24·보스턴)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포진한 네덜란드마저 꺾고 조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스라엘 ‘파란’의 원동력으로는 풍부한 ‘투수 풀(pool)’이 꼽힌다. A조 4개 팀 중 가장 많은 투수(16명)를 데려온 이스라엘은 이날 매 이닝 서로 다른 9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네덜란드 강타선을 안타 5개로 막았다. 이스라엘 제리 와인스타인 감독은 “투수력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상대 타자별로 투수 운용을 탄력적으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16명 중 15명의 투수가 등판해 3승에 모두 공헌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전에서 적시타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한 이스라엘의 잭 보런스테인(27·애리조나 산하 트리플A)은 “야구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동료들과 그저 ‘즐기자’는 말만 하지는 않았다. (결선 라운드가 열리는)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려는 의지가 크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조시 자이드#이스라엘 잭 보런스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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